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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준 신부 강론

2023년 11월 24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3.11.24|조회수83 목록 댓글 4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홍)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제1독서

<그들은 제단 봉헌을 경축하였는데, 기쁜 마음으로 번제물을 바쳤다.>
▥ 마카베오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4,36-37.52-59
그 무렵 36 유다와 그 형제들은 “이제 우리 적을 무찔렀으니 올라가서 성소를 정화하고 봉헌합시다.” 하고 말하였다. 37 그래서 온 군대가 모여 시온산으로 올라갔다.
52 그들은 백사십팔년 아홉째 달, 곧 키슬레우 달 스무닷샛날 아침 일찍 일어나, 53 새로 만든 번제 제단 위에서 율법에 따라 희생 제물을 바쳤다.
54 이민족들이 제단을 더럽혔던 바로 그때 그날, 그들은 노래를 하고 수금과 비파와 자바라를 연주하며 그 제단을 다시 봉헌한 것이다.
55 온 백성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자기들을 성공의 길로 이끌어 주신 하늘을 찬양하였다. 56 그들은 여드레 동안 제단 봉헌을 경축하였는데, 기쁜 마음으로 번제물을 바치고 친교 제물과 감사 제물을 드렸다. 57 또 성전 앞면을 금관과 방패로 장식하고 대문을 새로 만들었으며, 방에도 모두 문을 달았다.
58 백성은 크게 기뻐하였다. 이렇게 하여 이민족들이 남긴 치욕의 흔적이 사라졌다.
59 유다와 그의 형제들과 이스라엘 온 회중은 해마다 그때가 돌아오면, 키슬레우 달 스무닷샛날부터 여드레 동안 제단 봉헌 축일로 기쁘고 즐겁게 지내기로 결정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는 하느님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9,45-48
그때에 45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시어 물건을 파는 이들을 쫓아내기 시작하시며, 46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47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없앨 방법을 찾았다. 48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도를 찾지 못하였다. 온 백성이 그분의 말씀을 듣느라고 곁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2023년 11월 24일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마카베오가의 마타티스 아들들인 유다와 그 형제들이 적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합니다.

 

그들은 여세를 몰아 “이제 우리 적을 무찔렀으니 올라가서 성소를 정화하고 봉헌합시다.”라며

시온산으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들은 성전을 정화하며 새로 만든 번제 제단 위에서 희생제물을 바칩니다.

 

그들은 노래하고 수금과 비파와 자바라를 연주하며 감격의 봉헌을 하였던 것입니다.

 

온 백성과 함께 하늘을 찬양하며 번제물을 바치고 친교 제물과 감사제물을 바칩니다.

 

그러나 그들은 세습으로 이어졌고 결국 마카베오 가문은 사라지게 됩니다.1)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시어 물건을 파는 이들을 쫒아내시며 말씀하십니다.2)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3)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루카 19,46)

 

그리고 예수님께서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십니다.

 

수석사제들과 율법학자들과 백서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없앨 방법을 찾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할 방도를 찾지 못합니다. 백성들이 그분의 말씀을 듣느라고

곁을 떠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그야말로 하느님의 집이고 하느님께 바치는 제사의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재력과 권력의 자리로 바뀐 것입니다.

 

후에 유다인들의 군사적 항거와 더불어 로마군은 이들을 제압하고 성전을 철저하게

파괴시켰던 것입니다.

 

성전을 중심으로 권력행사를 폈던 사두가이들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님의 행동에 격려를 보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성전의 참 뜻을 회복시키셨지만 오히려 종교지도자들이 앞장서서 주님을 반대하고 박해를 합니다.

 

그 이유는 한 가지 종교지도자들이 자신의 권위를 위해서 주님을 반대하고 박해했습니다.

---------

 1) 이스라엘의 종교의 지도자의 역할에 사제들이 서 있을 때가 있다. 에즈라가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 왔을 때, 그 땅을 지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의 고충을 뒤로 하고 이방인들과의 결혼을 단죄하며 많은 이들을 배제했다. 사제 마타티아스 아들들도 로마 군대와 싸워서 승리한 후 예루살렘 성소로 올라가 정화하고 봉헌예식을 거행한다. 처음에는 이 사제 가문의 사람들은 순수 종교의 의미를 갖고 로마의 대항 세력이었다. 군중의 존경과 더불어 사제는 지도자의 자리에 섰고 많은 추종자들이 따랐다. 이들은 상황에 따라 절대자가 갖는 권력을 갖게 되었고 세습으로 나가려고 했던 것이다. 결국 마카베오 가문은 전쟁에서 또 가까운 사람으로 부터의 피살로 끝이 났지만 한 가지 교훈을 남긴다. 다윗의 가신이었던 차독도 사제였지만 상황에 따라 권력의 핵심에 들어간다. 이스라엘의 사제들이 백성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던 것은 그들 신앙의 중심인 성전과 성소가 그들의 소임이었기 때문이고 여호수아의 가나안 정복 후에 땅을 분배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유로부터 자유로운 신분이었다. 그래서 사제는 백성의 양심이고 공정한 재판관이었다. 전해지는 자료는 별로 없지만 유배 때에도 사제는 이스라엘 신앙의 중심이었다. 유배 후에 성전을 중심으로 사두가이 파가 성전의 재력을 바탕으로 권력의 자리에도 서서 로마 통치자들과 교류를 가질 수 있었는데, 후에 성전이 사라지자 그들은 바람처럼 사라졌다. 기원 후 70년 예루살렘 멸망 후에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과 연결되어 성경을 보존하고 연구하는 정신으로 얌니아(Jamnia, 지금의 야브네(Yavneh))에서 성경학교가 세워지고 이곳을 중심으로 랍비 문학이 계승되어 후에 미드라쉬(Midrash), 미쉬나(Mishnah)로 후에 탈무드(Talmud)의 집대성으로 연결된다. 성경을 중심으로 하는 정신이 이어지는 것이다.

 2) 마르코는 입성 다음날 예수님의 상세한 행동을 기록한다.(마르 11,11-15) 루카는 입성 당일에 정화하셨다.(루카 19,29.41-45)

 3) “나는 그들을 나의 거룩한 산으로 인도하고 나에게 기도하는 집에서 그들을 기쁘게 하리라. 그들의 번제물과 희생 제물들은 나의 제단 위에서 기꺼이 받아들여지리니 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리리라.”(이사 56,7) 직접적인 자료는 없지만 성전을 중심으로 하는 수석사제들은 성전 부근에서 환전을 하거나 제물을 위한 가축 장사를 하는 자들과 관계가 있고 그것이 또 다른 그들의 수입원이 될 수도 있었다고 본다. 예수님께서 자신들의 수입원인 환전상과 장사꾼들을 나무라시는 것은 그곳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종교지도자들은 자신들의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

 

마타티아스는 다섯 아들들을 두었는데 그들은 자신들을 따르는 사람들과 함께

이스라엘의 자유와 정체성을 위하여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으려 합니다.

 

이스라엘인에게 있어서 고향과 같았고 생명처럼 여겼던 예루살렘 도성과 성전은 박해자들의

횡포에 폐허화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그곳에서 이방인의 제사가 그들의 신의 이름으로 바쳐지고 끊임없는 민족적

자존심을 짓밟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마타티아스와 그의 다섯 자식들 요하난시몬유다엘아자르와 요나탄의

깃발 아래 모여든 민족적 봉기는 마침내 그들의 성전의 터를 회복하기에 이릅니다.

 

그래서 후에 주요 지도자가 되는 유다가 이제 우리 적을 무찔렀으니 올라가서 성소를

정화하고 봉헌합시다.” (1마카 4,36)라고 말하면서 그의 추종자들과 함께 신온산으로

올라갑니다.

 

그곳에서 그들은 이방인 종교로 흐트러졌던 장소를 정화하고 새로 만든 번제 제단 위에서

희생제물을 바칩니다.

 

그 후에도 그들의 성전에 대한 열정이 계속 이어 율법에 따라 희생제물을 바칩니다.

 

마카베오서 저자는 그 감격을 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백성은 크게 기뻐하였다이렇게 하여 이민족들이 남긴 치욕의 흔적이 사라졌다유다와

그의 형제들과 이스라엘 온 회중은 해마다 그때가 돌아오면키슬레우 달 스무닷샛날부터

여드레 동안 제단 봉헌 축일로 기쁘고 즐겁게 지내기로 결정하였다.”(58-59)

 

세상에서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듯 성전의 대사제를 비롯해서 환전상들이 그들의

손에 쥐어주는 뇌물을 받고 청렴하고 정도를 걷던 사제들은 변질되고 맙니다.

 

처음에야 그렇지 않았겠지만 해외에 나가있던 유대 동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자기들이

가져온 돈을 성전의 돈으로 바꿔서 제물을 사서 성전 뜨락의 번제 제단에 바쳤던 것입니다.

 

성전 주위에 돈이 된다는 소리에 여기 저기 환전상들이 생기고 늘 혼잡할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성전 주위는 마치 장터처럼 한 켠에서는 환전상들과 고객의 소리 또 한 켠에서는

제물에 쓸 동물들이 서로 혼잡을 이루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지나시다가 이 모습을 보십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시어 물건을

파는 이들을 쫓아내기 시작하시며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집은 기도의 집이 될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루카 19,45-46)

 

자신들의 위치에서 독단적으로 행동하시는 예수님에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그분을 없앨 궁리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한계가 있는 조건에서 살아가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주님께서 당신을 따르려면

가진 것을 다 버리고 떠나라고 하셨습니다.

 

세상 일이 단순하지가 않아서 하느님 나라를 준비하면서도 재물이나 명예에 대한 욕심이

모락모락 피어 날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재물을 맡기셨지만 사실 그 만큼 매력 있는 것이 세상에 더 있을까요?

 

재물이 주는 위력기쁨든든함... 따지고 보면 그것이 주는 힘도 큰 것이지요.

 

사람이 이상과 이론은 좋은데 그것을 오랜 세월동안 지켜나간다는 것은 말만큼 쉬운 것이

아닙니다.

 

마타티아스와 그 집단이 순수 야훼신앙의 기치 아래 모여든 많은 추종자들이 성전의 제단을

되찾을 것에 대한 가감격과 기쁨을 마카베오서의 저자는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해 주고 있습니다.

 

희랍 문화권이 끝나고 로마가 이스라엘을 지배하는 시절로 바뀝니다희랍 통치권과는

달리 로마는 피지배 민족의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전 운영은 유대인들의 독자적인 체제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환전을 하다보면 떡을 만지다 보면 고물이 떨어지듯 환전을 하다보면 이익금이 떨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성전의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그들은 성전의 대사제와 사제들에게 상납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서로의 이익 연결고리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성전의 사제들에게도 수입이 생각보다 컸던 것입니다그러다보니 제사에는 마음이 없고

젯밥에 마음이 더 가는’ 부류로 변질되어 갔던 것입니다.

 

환전상들은 허락을 맡은 터에 그들의 행세는 뒷 권력 배경과 연결되고 사람들 앞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더 컸을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환전상들은 그들을 돌봐주는 손이 있었던 것이고 사제들은 독점의 자리를

누렸을 것이지요.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이 이들을 비난하며 그들의 판에 재를 뿌리시는 예수님의 목소리가

달갑지가 않았던 것입니다.

 

어느 안전이라고 탄탄하던 그들의 판에 감히 목소리를 높이는 자를 주시하며 벼르는 것이지요.

 

루카보음사가는 예수님을 둘러싼 심상치 않은 이런 정황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날마다 성전에서 가르치셨다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없앨 방법을 찾았다그러나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도를 찾지

못하였다.”(19,47-48) 

 

 

출처: 구름 흘러가는 원문보기   ▶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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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11.24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하늘 바래기 | 작성시간 23.11.24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김광시 | 작성시간 23.11.24 아멘 💖💖💖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1.24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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