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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준 신부 강론

12월 23일 대림 제3주간 토요일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3.12.23|조회수91 목록 댓글 3

12월 23일 대림 제3주간 토요일

 

제1독서

<주님의 날이 오기 전에 내가 너희에게 엘리야 예언자를 보내리라.>
▥ 말라키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3,1-4.23-24
주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보라, 내가 나의 사자를 보내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닦으리라. 너희가 찾던 주님, 그가 홀연히 자기 성전으로 오리라. 너희가 좋아하는 계약의 사자, 보라, 그가 온다. ─ 만군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2 그가 오는 날을 누가 견디어 내며, 그가 나타날 때에 누가 버티고 서 있을 수 있겠느냐?
그는 제련사의 불 같고, 염색공의 잿물 같으리라. 3 그는 은 제련사와 정련사처럼 앉아 레위의 자손들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을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에게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리라. 4 그러면 유다와 예루살렘의 제물이 옛날처럼, 지난날처럼 주님 마음에 들리라.
23 보라, 주님의 크고 두려운 날이 오기 전에, 내가 너희에게 엘리야 예언자를 보내리라. 24 그가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자녀의 마음을 부모에게 돌리리라. 그래야 내가 와서 이 땅을 파멸로 내리치지 않으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세례자 요한의 탄생>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7-66
57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58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59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60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1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62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63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64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65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66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가끔씩 매스 매디아를 통해서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볼 때가 있습니다.

 

어떤 장애인이 삶에서 가장 불편할까?’라는 질문을 할 때가 있습니다눈이라고 하는 사람이

눈을 감고 걸어갑니다.

 

얼마를 못 가서 불편함을 호소합니다귀라고 하는 사람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그에게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도 아름다운 음악도 숲속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를 들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벙어리라고 하는 사람은 자신의 심정을 전할 길이 없습니다그래서 글로 전하지만 때로

그 고통이 너무 커서 혼란스러운 심정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저는 냄새 맡는 코의 장애에 대해서 그동안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같습니다.

 

감기를 오랫동안 앓고 나서 후각 기능이 마비된 적이 있습니다이제까지 맡을 수 있었던

커피의 향하늘거리는 아카시아 꽃 향기도 맛스런 음식의 냄새도 맡지 못하는 그 동안에

불편함과 고통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얼굴의 장애는 일상생활을 건너뛰게 할 정도로 불편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즈카르야는 엘리사벳의 임신사실을 늙은 나이라라고 해서 받아들이지 않는 죄로 벙어리가

됩니다.

 

그가 향 당번을 마치고 성전을 나올 때부터 말을 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그가 성전에서

어떤 환시를 보았으리라는 짐작을 해도 그가 실제적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운가?’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태어나서 할례식 때에 이름을 지어야 하는 순간에 그는 가브리엘이 일러준

이름을 서판에 씁니다.

 

그제야 그는 혀가 풀리고 말을 할 수 있게 됩니다하느님을 불신하고 의심하는 경우가 있지만

즈카르야를 볼 때 비록 인간적인 조건에서 올바로 판단하지 못한다하더라도 가브리엘의

말에서 하느님께 대한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배웁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생각과 하느님의 뜻이 늘 같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현실로 그 문제가 대두될 때 우리는 당혹할 때가 있습니다.

 

즈카르야는 벙어리로 지내고 그의 부인 엘리사벳은 다섯 달 동안 숨어지내야 했던 그 순간들은 

장차 출산의 기쁨을 위한 준비였던 것입니다.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에게 일어난 일련의 일들과 세례자 요한의 탄생은 아인카렘이라는

마을 뿐 아니라 온 유대산골의 화제가 된 것입니다.

 

루카 복음사가는 이 정황을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루카 1,65-66)

 

봄 들판에 아름다운 꽃들이 피기 위해서는 춥고 시린 겨울에서도 묵묵히 버티는 나무들과

죽음처럼 덮여 있는 말라빠진 풀섶이 우리의 현실이 되는 것과 같겠지요.

 

우리는 즈카르챠가 벙어리가 되는 모습처럼 그 고통을 견디면서도 입에서는 불평과 하느님께 대한

원망으로 이어지는 어리석음의 삶이 스쳐갈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원망스런 날들이 있더라고 하느님 자락을 붙들고 그분의 초대의 길을 걸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슬프고 고통스런 날들에서도 한결 같아야 하겠습니다.

 

부족한 우리이지만 말라키 예언자가 전하는 메시아를 기다리며 예언자의 말에 귀를

기우려봅니다.

 

그는 제련사의 불 같고염색공의 잿물 같으리라그는 은 제련사와 정련사처럼 앉아 레위의

자손들을 깨끗하게 하고그들을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에게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하리라.”(말라 3,2-3)

 

하느님의 뜻을 따라 즈카르야 이름’ 대신 그의 이름은 요한’(루카 1,63)이라고 썼던

즈카르야를 본받아 우리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거룩한 대림절을 보내며 주님 성탄을

기다려하겠습니다

 

출처: 구름 흘러가는 원문보기   ▶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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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12.23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강민주(요안나) | 작성시간 23.12.23 아멘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2.23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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