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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선 신부 강론

[스크랩] 10월 27일 연중 제29주간 금요일<우리 내면을 돌아보도록 이끄십니다.> 작은형제회 오 상선 바오로 신부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3.10.27|조회수101 목록 댓글 7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제1독서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7,18-25ㄱ
형제 여러분,
18 내 안에, 곧 내 육 안에 선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음을 나는 압니다.
나에게 원의가 있기는 하지만 그 좋은 것을 하지는 못합니다.
19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
20 그래서 내가 바라지 않는 것을 하면,
그 일을 하는 것은 더 이상 내가 아니라 내 안에 자리 잡은 죄입니다.
21 여기에서 나는 법칙을 발견합니다.
내가 좋은 것을 하기를 바라는데도 악이 바로 내 곁에 있다는 것입니다.
22 나의 내적 인간은 하느님의 법을 두고 기뻐합니다.
23 그러나 내 지체 안에는 다른 법이 있어
내 이성의 법과 대결하고 있음을 나는 봅니다.
그 다른 법이 나를 내 지체 안에 있는 죄의 법에 사로잡히게 합니다.
24 나는 과연 비참한 인간입니다.
누가 이 죽음에 빠진 몸에서 나를 구해 줄 수 있습니까?
25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구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54-59
그때에 54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구름이 서쪽에서 올라오는 것을 보면 곧
‘비가 오겠다.’ 하고 말한다. 과연 그대로 된다.
55 또 남풍이 불면 ‘더워지겠다.’ 하고 말한다. 과연 그대로 된다.
56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57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58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재판관에게 갈 때, 도중에 그와 합의를 보도록 힘써라.
그러지 않으면 그가 너를 재판관에게 끌고 가,
재판관은 너를 옥리에게 넘기고 옥리는 너를 감옥에 가둘 것이다.
59 내가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미사의 말씀은 우리 내면을 돌아보도록 이끄십니다.

"이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를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루카 12,57)
예수님의 한탄에 귀를 기울입니다. 자연과 세상 일에 대해서 짐짓 아는 체하면서 막상 지금 어느 "때"가 도래했는지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귀를 막은 이 세대 사람들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이스라엘이 성령의 빛으로 자기네 역사를 통찰하면 예언자들이 남긴 하느님의 말씀이 완성에 이르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을 겁니다. 이방 민족들의 연이은 점령과 흥망성쇠, 유배와 귀환, 동방 박사와 세례자 요한의 출현 등등,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을 거쳐 이제 이스라엘은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오셔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백성들을 생명의 나무 아래로 모으고 계심을 눈앞에서 보는 중입니다.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환경이나 능력 탓에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무지는 죄가 되지 않지만, 스스로 진리를 거부하는 완고함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 이들은 올바른 일을 판단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애써 외면하는 것이지요.


보지 않으려는 눈, 듣지 않으려는 귀, 열지 않으려는 마음은 그 앞에서 아무리 진리를 외친들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진리가 자기 영광과 이익에 털끝만큼이라도 손실이 될 것 같으면 모르쇠가 되어 버리기 일쑤지요. 예수님 당시 종교 기득권자들은 걸핏하면 예수님께 율법과 관습의 잣대를 들이대며 그분의 정당성을 폄훼시키려 애썼고, 예수님은 그들을 "위선자"라 부르셨습니다.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인간 실존 안에 깊이 배어 있는 죄성을 들려 줍니다.

"나에게 원의가 있기는 하지만 그 좋은 것을 하지는 못합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로마 7,18-19)
진지하게 영성 생활에 들어선 이들이라면 깊이 공감하는 내용일 겁니다. 예수님께서 사신 것처럼 살고자 용기를 내보지만 그보다 자신 안에 스멀대는 욕정과 탐욕, 자기애와 이기심, 자기 영광의 유혹과 타협하는 게 더 쉬울 때가 많지요.


"나의 내적 인간은 하느님의 법을 두고 기뻐합니다."(로마 7,22)
하지만 원래 하느님의 모상인 우리의 영혼은 "하느님의 법"을 사랑하고 이끌리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우리 영혼에 스며든 "죄의 법" 곧 "죽음의 법"이 더 손쉽고 가까우며 자극적이기까지 한 건 사실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거짓 속에서 진리를 향하려고 고개를 드는 용기는 더욱 가치있고 귀합니다. 어둠 속에서 빛을 향하는 것, 두려움 속에서 믿음을 붙잡는 것, 절망 속에서 희망하는 것, 우리 육 안에 자리한 죄와 죽음의 법에 절연을 선언하고 선과 생명의 손을 잡는 결단은 참으로 거룩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를 구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로마 7,25)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는 자연의 징조 못지 않게 주님의 "때"를 깨닫고 생명의 나무인 그분 십자가 아래로 모여든 이들입니다. 그분과의 사랑의 관계가 세상적 욕망을 채워주지 못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죄의 법이 아닌 주님의 법을 선택했기에 주님 곁자리를 떠나지 않는 충실한 벗들이지요.


나약한 죄인인 우리가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길은 지긋지긋하게 달라붙는 죄의 짐을 직시하고 벗어버리면서 지치지 않고 주님께 돌아서는 것뿐입니다. 인간으로 살아가는 이상, 욕정과 탐욕, 자기 영광의 죄성을 완전히 탈피할 수 없지만, 그보다 더 끈질기게 죄와 죽음에서 승리하신 예수님을 선택할 수는 있으니까요.

각자 자신의 영혼 안에서 거룩함의 영역을 넓혀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죄에 떨어지는 회수보다 한 번 더 주님을 선택하고 또 그게 거듭거듭 쌓이면 가능한 일입니다. 이 세상에 흐르는 주님의 섭리에 따라 영의 생명을 살아가는 여러분 모두를 축복합니다.

 

 

▶ 작은형제회 오 상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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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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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10.27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김광시 | 작성시간 23.10.27 아멘 💖💖💖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0.27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혜원 | 작성시간 23.10.27 아멘. 감사합니다 ~🙏💒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10.27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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