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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선 신부 강론

[스크랩] 10월 28일 토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주님께 다가가는 이유를 물으십니다.>

작성자stellakang|작성시간23.10.28|조회수185 목록 댓글 5

10월 28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제1독서

<여러분은 사도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2,19-22
형제 여러분, 19 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20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
21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22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라고 부르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12-19
12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13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14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15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16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17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18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19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미사의 말씀은 주님께 다가가는 이유를 물으십니다.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루카 6,12)

예수님께서 바쁜 공생활 중에 시간을 내어 아버지 앞에 나아가십니다. 하느님 현존의 장소, 고요와 침묵의 장소인 산으로 가셔서 밤을 새워 기도하십니다. 그 밤은 예수님께서 아버지께 당신을 온전히 내어드린 선물의 시간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할 제자들을 뽑으시는 큰일를 앞두고 계셨지요. 아버지 안에 머물러 아버지 마음을 찬찬히 헤아리셨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뜻을 온전히 당신의 뜻으로 받아안는 시간이 되었을 거고요. "밤새" 예수님은 아버지와 하나인 채로 완전한 사랑의 시간을 보내셨을 겁니다.


"그들을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루카 6,18)

예수님 곁에 모여든 군중은 나름 뚜렷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분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를 원했고, 또 치유도 원하지요.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민중에게 예수님의 출현은 희망입니다.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루카 6,19)

군중이 예수님께 몰려듭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닿고자 손을 뻗습니다. 군중이 예수님에게서 나오는 힘이 자신들을 괴롭히는 질병에서 구해준다는 걸 믿고 또 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과 닿음으로써 영혼과 육신, 정신과 마음의 병이 달아난다니 앞뒤 가릴 것 없이 달려드는 게지요. 군중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사실 접촉은 두 존재 사이의 매우 내밀하고 정감 있는 관계 맺음입니다. 이 터치에서 육신의 체온은 물론 마음의 지향까지 전달되기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전인적인 행위가 외적 의도만으로 욕망될 때 상대를 도구화할 위험이 있습니다. 선물을 주시는 주님을 마치 자판기처럼 왜곡할 수도 있지요.    
예수님께 힘껏 손을 뻗는 군중의 모습은 기도하는 영혼의 형상화입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영혼의 손을, 영혼의 촉수를 길게 뻗어 하느님께 가닿고자 하지요. 눈먼이처럼 더듬거리기도 하고 비틀거리기도 하면서 그분을 만지고자 애를 씁니다. 이 기도의 이유는 단 하나 오직 "사랑"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이고 관계맺음이며 사랑입니다. 기도 내용이 청원일 때도 있고 하소연일 때도 있고 찬미와 찬양일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 목적 없이 그저 사랑 때문에 주님 앞에 머무르기도 하지요. 기도가 치유나 성공, 이윤 등의 목적에서 차츰 정화되어, 밤새 산에서 아버지 앞에 머무르신 예수님의 기도처럼 그저 "사랑"이 되어 갈 때, 우리는 비로소 기도의 정수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구원을 바랄 것도 없이 구원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지요. .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그리스도 안에 형성된 사도와 예언자들과 우리의 관계를 언급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에페 2,21)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사도와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건물로 지어지고 있습니다. 주님을 모신 거룩한 성전으로, "하느님의 거처"로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지요. 그래서 그리스도와 사도, 예언자, 우리 모두는 한 생명을 지닌 하나의 유기체입니다.

이 여정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그래서 미완의 상태입니다. 그래서 불완전하고 약하지요. 그런데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인간이 목적 지향의 자기중심성에서 서서히 벗어나  오직 "사랑"이라는 유일한 목적을 깨닫고 체득하게 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바라고 주님 앞에 나올 수 있습니다. 그분도 그걸 바라시고, 절대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무엇도 바라지 않고 주님 앞에 머물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오직 숨은 이유, 바로 "사랑" 때문이지요. 주님은 간절히 이 또한  바라십니다.

사랑하는 벗님! 예수님께 온 존재와 힘을 다해 손을 뻗는 우리의 이유가 "오직 사랑"이 될 때까지 지치지 맙시다. 기도가 사랑 때문에 이어질 때, 우리도 사도들처럼 아버지 뜻에 온전히 자신을 내어놓게 됩니다. 각자 삶의 필요를 잠시 내려놓고 그저 사랑만 지니고 주님 앞에 나아가 그 심장 깊숙이 머무르는 오늘 되시길 기원합니다. 오직 사랑만이 우리를 지배할 때까지... 

성 시몬과 타대오,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 작은형제회 오 상선 바오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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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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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손빈Youn | 작성시간 23.10.28 감사합니다
  • 작성자조나단 | 작성시간 23.10.28 아멘 신부님 stellakang 님 고맙습니다.
  • 작성자발아래 | 작성시간 23.10.28 아멘. 감사합니다.
  • 작성자혜원 | 작성시간 23.10.28 아멘. 감사합니다 ~🎋💒
  • 작성자가을비 | 작성시간 23.10.28 아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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