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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도문

12월의 기도

작성자이석봉|작성시간22.12.03|조회수12 목록 댓글 0

12월의 기도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얼굴에 진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이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가며

무사이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 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 질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가을 바람 앞에도 붉은 입슬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쫓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 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

            -  목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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