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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움증도 두 가지인 것을 아시나요...

작성자구름이|작성시간07.03.28|조회수267 목록 댓글 0
어지러움증은 많은 사람들이 한번씩은 또는 자주 느껴보는 증상일 것입니다. 이번 추석에는 어머니가 갑자기 현기증과 구토로 꼼짝을 못하셔서 고향에도 못가고 집에만 있다 왔습니다. 막상 병원에 가려니 대학병원 응급실 밖에 없고, 가만히 있으면 괜찮고, 질환자체는 그정도 응급은 아니니 어쩔수 없이 하루 밤을 보내고 약국에 가서 약을 사다드리고 호전되는 것만을 확인하고 돌아왔습니다.

대부분의 영어 단어에 비해 우리 말의 표현이 훨씬 다양하나, '어지러움' 만큼은 반대인 것 같습니다. 어지러움을 표현하는 영어로는 vertigo도 있고 dizziness, giddiness, light-headedness, faintness도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vertigo와 그 이후의 말들은 엄연히 다른 뜻으로 쓰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vertigo를 '현훈'이라고 쓰기도 한답니다.

vertigo(여기서는 현훈이라고 하겠습니다)와 다른 현기증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현훈은 신체의 평형을 유지해주는 소뇌나 귀의 전정계 이상으로 신체나 주변 환경의 움직임의 '착시현상'이 동반된 것으로, 자기 신체나 주변이 빙빙 돌거나 양방향으로 움직이는 느낌 또는 자기 신체가 어딘가로 빨려가거나 내던져지는 느낌을 갖게 되며, 다른 현기증과는 다르게 오심(nausea), 구토(vomiting), 발한(diaphoresis), 보행실조(gait ataxia)를 자주 동반합니다. 
기타 현기증은 움직임 착시( an illusion of movement)가 아니라, 빈혈이나 기립성 저혈압, 심장질환, 저산소증, 저혈당 등으로 인해 뇌로의 혈액이나 산소, 포도당 공급이 부족하여 생기는 것으로, 심한 경우는 의식소실도 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 일반인이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차이는 무엇일까요? 어지러움이 아주 심하고 오심이나 구토증도 보였다면 대부분 현훈이 맞을 것입니다.

현훈은 귀에 원인이 있는 말초성과 뇌신경에 원인이 있는 중추성이 있습니다.
말초성 중추성
어지러움(vertigo) 심하다
가끔씩 반복
덜 심하다
주로 계속됨
안구진탕(눈알 떨림, nystagmus) 대부분 나타남
수직방향 안구진탕은 없음
거의 안나타남
수직방향 안구진탕(나타나면)
청력소실 또는 이명(tinnitus) 자주 나타남 거의 안 나타남
구어장애, 보행장애 등의 소뇌증상 안 나타남 나타남

진단의 첫단계는 말초성인가 중추성인가에 있습니다.
구분이 확실치 않다면 현훈과 안구진탕(안진)을 유발시켜 봅니다.
체위(머리 위치)에 따라서 현훈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환자를 탁자 위에 앉혀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게 한 후 빠른 동작으로 뒤로 눕히는데, 고개를 탁자 밑으로 30도 정도 내려오도록 해야 합니다. 같은 방법으로 왼쪽을 보게 한 후에도 해보고 정면을 응시하게 하고 해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때 현훈이나 안구진탕(눈알이 빠르게 불수의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심하고, 2-40초 정도의 시간을 두고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없어지고, 계속 반복하면 점점 약해지는 양상을 보이면 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훈(benign paroxismal positional vertigo, BPPV)입니다. 이렇게 체위에 따라 발생하는 현훈은 대부분 자연히 없어지는 양성의 BPPV입니다. 그러나 중추성도 있기 때문에 잘 감별해야합니다.
안진과 현훈의 특징 말초성(BPPV)   중추성
어지러움(vertigo) 심하다 덜 심하다       
잠복기(머리 위치 변화 후 현훈이 발생하는 시기) 2-40초 후      즉시
일시적으로 증상이 사라지는 경향(fatigability,피로현상) 나타남 안 나타남    
반복했을 때 증상이 점점 약해지는 양상(habituaion, 습관현상) 나타남 안 나타남

이외에 '급성 미로염'이나 '전정신경염' 등을 포함하는 급성 말초성 전정병증(acute peripheral  vestibulopathy)을 확인하기위한 온도안진검사(caloric test)도 있는데, 외이에 체온(37˚)보다 7˚씩 상하인 44˚와 30˚의 물을 외이에 넣어 검사하여야 하기 때문에 꼭 고막 손상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병원에서나 해야하므로 여기서는 소개만 하는 것으로 끝내려 합니다.

말초성 현훈증의 치료
함량이 적긴 하지만, 급하면 약국에 가서 '멀미약'을 사드셔도 됩니다. 단 멀미약의 성분은 제약회사마다 다르므로 가능하면 다음의 성분들이 함유된 약을 드시면 더 좋을 것입니다. 멀미약에는 성분과 함량표시가 되어있습니다. 만일 한방제재를 주면 성분표시가 되어있는 약을 사십시요.
meclizine(50-150mg), diazepam(2mg), atropine(0.4mg), scopolamine(0.3~1.2mg), promethazine(25mg), amphetamine(10~20mg)을 증상이 없어질때까지 일정 간격을 두고 복용합니다. (참고로, 제가 산 멀미약에는 meclizine과 scopolamine이 들어있었습니다)
중추성인 경우에는 심각한 질환도 있으므로 꼭 전문의의 진찰을 받도록 합시다.
말초성인 경우에도 후유증이 남는 수도 있으니 꼭 진찰을 받도록 합시다.
약물 복용으로도 안되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잘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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