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생명의 부활'이다.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나쁜 요정의 마법에 걸려 100년간 깊은 잠에 빠진 공주가 왕자의 키스를 받고 잠에서 깨어나 결혼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서 키스는 '죽음 같은 잠'을 깨운 생명의 부활이고, 다른 하나는 성과 관련된 '생명의 부활'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키스는 과연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명(明)
스트레스 줄이고 면역력 높인다한의학과 반사학에서는 우리 몸에 수 백개의 경혈(혹은 반사궁)이 있는데 키스는 두 사람의 순양(입술과 입천장 사이)이란 경혈을 연결해 기(氣)를 통하게 해준다. 기공사가 손바닥으로 기를 발산하는 이유도 손바닥에 있는 노궁이라는 경혈이 있기 때문이다. 포옹할 때는 앞가슴에 있는 전중을, 성행위를 할 때는 단전이 서로 닿게 돼 기의 교감이 이뤄지는 것이다.
심리학적으로 키스는 아기가 어머니의 젖을 빠는 행위로부터 발달됐다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를 구순기라고 하고 구순기를 잘 지내지 못한 아이는 커서도 손가락이나 연필 등을 빠는 잘못된 습관을 갖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키스를 하면 아기 때 엄마의 젖을 물고 있을 때와 같은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마음이 편해지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체내의 엔드로핀 분비가 증가한다. 그래서 키스를 규칙적으로 자주하면 수명이 5년 연장되고 결근율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미국의 연구도 있다. 입술과 혀, 입속의 점막에는 아주 많은 감각신경이 분포돼 있다. 따라서 가벼운 접촉에도 매우 예민하게 반응해서 심장 박동수를 급격히 증가시킨다.
연인과 키스를 하면 체내에선 강렬한 성적 충동이 일어나면서 심장이 뛰고 맥박이 2배로 빨라진다. 또 혈압이 오르며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고 부신은 아드레날린을 배출한다. 혈액 속에선 백혈구가 왕성하게 활동해 면역력이 올라간다.
뇌에서도 선순환이 일어난다. 엔도르핀과 엔케팔렌 등 면역기능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물질이 나오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코티졸이란 호르몬의 생성을 줄여준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보험회사들은 고객들에게 키스를 많이 나누라고 권하고 있다. 심지어 매일 규칙적으로 키스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5년 정도 더 오래 산다는 보고가 미국에서 나오기도 했다.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는 설이 있다. 미국의 버논 박사는 사랑하는 부부가 아침인사로 키스 한 번을 하면 3.8kcal의 열량을 연소시켜 준다는 주장을 했다.
키스는 침 분비를 증가시켜 준다. 교감신경이 침색근육을 자극해 고여있는 침을 짜내고, 부교감신경이 신경전달 물질의 이동을 활발히 하기 때문. 침은 소화를 촉진시키며 백혈구 활동을 도와 면역력을 높인다. 또 입속이 산성화하는 것을 예방, 충치 및 기타 구강 질병을 막아준다.
◇ 암(暗)
감염병 유발키스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침을 통해 전염될 수 있는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수인성전염병, 결핵, 간염, 에이즈 등 파트너의 타액을 통해 전염될 수 있는 질환이 있다.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C형 간염은 혈액과 함께 타액을 통해 전파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물론 바이러스 감염 질환인 감기를 옮길 수도 있다. 그러나 감기는 침보다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더 높다.
키스할 때 항상 문제되는 것은 입냄새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입에서 악취가 나면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입냄새는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지만 가장 손쉽게 없애는 방법은 잦은 칫솔질과 치실을 이용한 프라그 제거이다. 또 담배를 피우는 동안 입 안에는 고온으로 침이 말라 건조해져 자정작용을 방해, 잇몸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게다가 담배 성분 중 타르는 치면에 프라그 생성을 촉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