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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의 만남

2016.4.16.토요일 3시 권윤덕 작가와의 만남 모습입니다! :)

작성자*삐삐*|작성시간16.04.20|조회수336 목록 댓글 0



구름이 잔뜩 낀 토요일 오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권윤덕 선생님과의 만남이 있었지요.

많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참여해주셔서 더욱 즐거웠어요.



제주4.3사건과 그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나무도장>

이 이야기를 모르는 어른들도 많습니다. 아이들은 물론 그렇겠지요.

<나무도장>을 읽어주면 실제로 있었던 일인지 재차 물어보는 아이들이 많았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믿기지가 않지요.

제주4.3을 잊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더 그런 것이 아닐까 싶네요.

잘못된 역사는 반복되기 쉽지요.

기억하지 않으려는 쪽과 기억하려는 쪽의 갈등 속에서 이익을 챙기기 위해 더 큰 논란을 만드는 이들이 있습니다.

잘못된 역사를 지금 가져오지 않으려면 사실을 알고 진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날이 세월호 참사 2주기이기도 해서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요

아이들도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고민하는 것 같아서 참 좋았습니다.



'시간상자'라는 팀이 작년에 21c한국음악프로젝트에서 발표한 곡입니다.

<20141608>이라는 제목의 곡인데요, 숫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겠죠.

'4.16'을 잊지 않기 위해 추모곡을 들었습니다.




이어서 김기영, 박두헌 씨의 장구와 굿노래로 추모하는 <나무도장> 구연을 감상했습니다.

장구소리, 정주 소리가 그림과 잘 어우러지는 것 같았어요. 늘 좋은 음악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차분하고 힘 있게 읽어내려가는 목소리도 좋았습니다.





그럼 이제 권윤덕 선생님과 만나봐야지요.

소녀처럼 웃으시는 선생님!



생각보다 어린 친구들이 좀 많이 왔어요.

이 비극적인 이야기를 전해주기가 참 어렵지요. 아이들도 이해하기 어려울뿐더러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이해가 되는지 물어보니 "아니요!" 대답에 이해가 가지요.

<나무도장> 책을 읽어보니 미안했다, 슬펐다, 제주도 사람들이 불쌍했다 등 감상이 나왔어요. 



<나무도장>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 질문을 먼저 받았어요.



"어떤 심정으로 이 책을 만드셨어요? 또 실제 인물처럼 느꼈는지 궁금해요."

선생님께서 질문을 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가셨죠.ㅎㅎ

"이 이야기가 진짜 있었던 일 같아요?" 이 친구는 그렇다고 하네요.

그런데 시리 외삼촌이 정말 시리의 친엄마를 죽였을까, 하는 질문은 어렵습니다.



<나무도장> 주인공 이름이 시리. 선생님이 2003년에 쓰신 <시리동동 거미동동>에도 나오는 말이지요.

'시리동동'은 거미가 줄에 매달려있는 모습을 말하는 제주도 방언이라고 하네요.

이 책을 쓰면서 제주도를 많이 드나드셨다고 합니다.

제주도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만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지요.

운동장, 바닷가 등 여러 곳에서 많은 분들이 희생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주도에 집을 지으려고 땅을 팠는데 유골과 나무도장이 함께 나왔다고 하네요.

그 이야기를 듣고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셨답니다.



제주평화박물관에 희생자분들 위패가 모셔져있다고 하네요.



꺼내기 힘든 이야기지만 아이들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하시는 선생님.

그렇지요. 숨겨서는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나무도장이 왜 중요해요?"

중요한 질문을 해준 친구. 책 제목을 왜 '나무도장'이라고 했을까요?

앞에 앉은 친구의 대답 "중요해서" 맞는 말이지요.ㅋㅋ



"그때 인감도장 같은 거라서..."

"그럼 인감도장은 뭐할 때 쓰는 거예요?"

"법적으로 서류를 만들 때나 집을 사고 팔 때요."

인감도장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친구네요!ㅋㅋ

당시 나무도장은 친구가 말한 것처럼 인감도장의 역할도 했구요

내가 누구인지, 가족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수단이었지요.



엄마는 시리에게 도장을 쥐어주고 시리를 치마폭에 숨겨 살렸습니다.

이 그림에 시리가 숨어있지요.

시리가 엄마아빠가 돌아가신 뒤에도 시리가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나무도장을 쥐어준 것.



시리는 도장을 가끔 들여다보면서 엄마 생각을 했겠죠.

이번엔 어머님들께 질문.

"시리 친엄마는 시리에게 나무도장을 쥐어주면서 어떤 말을 했을까요?"

용기를 내서 나오셨는데 울컥하셔서 선뜻 이야기를 못하시다가

"엄마가 사랑했던 마음을 생각하며 자라기를 바라지 않았을까요"라고 해주셨어요.



이번엔 중학생 친구들.

"시리 외삼촌 같이 이 당시 군인이었다면 명령을 받고 어떻게 했을 것 같아요?"

군인이니 명령을 받으면 그대로 할 것 같다고 대답해주었어요.

사건 당시에도 그랬겠지요. 상부의 명령이니 어쩔 수 없이 총을 쏴야했던 군인들.

명령을 어기면 자신도 같이 죽으니까요. 끝까지 총을 쏘지 못했던 사람들도 있었답니다.

군인들도 가해자이자 피해자죠.



아이들은 힘든 이야기라 조금 큰 친구들, 어른들만 남아 나머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전에도 제주도를 자주 갔지만 이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으면서

3년 동안 제주도에서 취재하셨다고 해요. 도서관, 유족분들, 실제 배경이 됐던 빌레못굴...

4.3이야기를 꺼내고 이야기로 만들면서 참 힘드셨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아주 사실적인 이야기들만을 담으려고 했다가

작업이 힘들어져서 많은 희생자들, 유족들의 이야기를 시리 이야기로 만드셨다고 합니다.

아직도 이 이야기를 꺼내면 이상한 눈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지요.



아이들에게도 찾아가서 들려주었는데 나중에 세월호 이야기도 꼭 써달라는 요청이 많았다고 합니다.

선생님도 그 이야기를 쓰고 싶지만 아직 힘들어서 묵혀두고 있다고 하네요.



긴 시간 만남을 끝내고 5층 평심 갤러리에서 그림 설명도 해주시고 싸인회도 같이 했습니다.



여러 장 겹친 한지 위에 채색도 여러 번 하셨다고 하네요. 그래서 깊이감이 있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동굴에서도 붉은 빛, 푸른 빛, 보라빛이 함께 보이죠.




사람들 눈이 보이지 않는 장면들이 많은데요

선함과 악함을 표현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피를 푸르게 표현하신 것도 붉은 색으로 작업하려니 마음이 힘드셔서 바꾸셨다고 해요.





싸인을 받으려고 줄서서 기다리는 친구들.




이렇게 도장도 준비해오셔서 싸인과 함께 찍어주셨어요.





좋은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만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ㅎㅎ

이날 끝까지 이야기 들어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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