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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이를 먹어도 늙지 않는다면 늙음도 즐거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작성자카페지기|작성시간24.03.29|조회수9 목록 댓글 0

[나이를 먹어도 늙지 않는다면 늙음도 즐거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부처(佛陀, buddha)라 할지라도 나이를 먹는다. 허물며 보통사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어차피 나이를 먹는 것이라면,


쓸데없는 저항(抵抗)은 그만두고 아름답게 늙고 싶다. 봄날의 벚꽃도 아름답지만, 가을의 낙엽도 맛이 있다.


나이는 먹지만 늙지 않고, 하루하루 앞을 바라보며 살아간다는 것. 그런 삶의 방식(方式)을 한문(漢文)에서는 “병촉지명(炳燭之明)”이라 한다.


공부(工夫)를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몇 살쯤일까? 진(晋)나라 평공(平公)(재위: 기원전 558 - 532)이 사광(師曠)(맹인 악사)에게 말했다. “내 나이 일흔이니 공부를 하려 해도 이미 저문 듯하구나.”


사광이 말했다.


“왜 촛불을 켜지 않으시옵니까?” 평공이 말했다. “신하인 주제에 감히 임금을 놀리려는 것이냐?”사광이 말했다. “저 같은 맹인(盲人)이 감히 임금님을 놀릴 리 있사옵니까?


신(臣)이 듣기로,


(1) 젊어서 공부를 좋아하는 것은 막 떠오르는 해와 같고(少而好學 如日出之陽/소이호학 여일출지양),


(2) 장년에 공부를 좋아하는 것은 중천에 뜬 해와 같으며(壯而好學 如日中之光/장이호학 여일중지광),


(3) 늙어서 공부를 좋아하는 것은 저녁에 촛불을 밝히는 것과 같다(老而好學 如炳燭之明/ 노이호학 여병촉지명)’고 했사옵니다.


촛불을 밝히고 가는 것이 어찌 캄캄한 길을 가는 것과 같겠사옵니까? 평공이 듣고서는 “참으로 좋은 말이다”고 하였다.



인생의 미묘한 그림자는 아침이나 대낮의 눈부신 빛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저녁 무렵 등불로 비추어야 비로소 보인다.


실제로 인생론에 관한 명저(名著)의 대부분은 저자(著者)들이 만년에 쓴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병촉지명”은 아침 해보다 밝다 할 것이다.


인간의 심신은 소년(少年), 장년(壯年), 노년(老年)으로 크게 변화하지만, 욕망은 죽는 그날까지 사라지지 않고 남는다. 한문에는 “군자유삼계(君子有三戒)”라는 말이 있다.


‘공자(孔子)’는 말했다. 군자(君子)에게는 세 가지 경계(警戒)해야 할 것이 있다.


1) 젊을 때는 혈기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으니 색(色)을 경계해야 하고,

2) 장년이 되어서는 혈기가 그야말로 왕성하니 투쟁심(鬪爭心)을 경계하며,

3) 노년이 되어서는 혈기가 쇠(衰) 하였으니 소유욕(所有慾)을 경계하라.


이를 뒤집어 보면, 젊을 때는 성욕, 장년에는 경쟁심, 노년에는 권력욕, 하는 식으로 인간의 욕망이 끝이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경계한다는 것은 눌러 없앤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욕망을 다른 힘으로 전화시켜 활력 넘치는 인생을 사는 것도 戒(계)이다. 나이를 먹어도 늙지 않는다면, 늙음도 의외로 즐거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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