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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안데스에서 아마존까지..야생동물 대탐험<일곱번째>

작성자내일을향하여|작성시간13.01.31|조회수18 목록 댓글 0


<사진:아침부터 모깃불을 피우느라 부산한....야영지>
아침부터 심상치 않은 일이 발생했습니다.
전날 장시간 보트여행시 배 선두에서 잠깐 졸았던
고 피디가 최소한 2도 이상의 화상을 입었는데
반바지를 입고있던 허벅지가 벌겋게 익어서
다리를 굽히지도 못하고 걸음도 당연히
제대로 걷기도 힘들정도의 통증을 호소했는데....
잔인할 정도로 강렬한 아마존의 태양은 고피디의 다리에
2도 화상이라는 화인을 남기고도 부족했는지 아침부터
그 맹렬한 위세를 떨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출발을 미룰수는 없는일...옆에서 부축하며
선착장으로 향했습니다.
태울듯한 무더위도 아마존의 강바람에 밀려가고
우리의 목적지가 가까와질 무렵 검은 구름이 순식간에
하늘을 덮더니 그야말로 장대같은 비가 마치 퍼붙듯이
쏟아지는데...예측불허의 아마존의 여름을 실감케 하더군요.
간신히 목적지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어렵게 강둑에 배를 대고
며칠간 지낼 야영지부터 만들었습니다.
아마존의 거인 물고기라는 "빠이체"를 보는게 우리의
목표였는데 장애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악어"........아마존 대체 식량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중인 이 "빠이체"는 거인 물고기란 수식어가 조금도
어색하지않게 큰놈은 몸길이가 3~4m,무게가 250~300kg이나
나가는데 같은 늪지대에 서식하는 악어가 이 "빠이체"의 치어를
무차별로 먹어치워서 이곳의 사람들은 악어를 발견하는 즉시
포획해서 "빠이체"가 없는 다른 지역으로 소개를 한다는데...
오늘 우리와 동행한 현지인들이 바로 "빠이체"사냥꾼이자
악어 개체수를 소개시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야영지를 만드는 동안 어느새 비가 그쳤고 잠시 물러갔던
아마존 밀림의 무더위와 모기떼가 우리를 괴롭히기 시작했고..
그 무더위속에서 코팅된 긴 소매 점퍼에 두꺼운 바지,그리고
고무 장화에 고무장갑도 모자라서 얼굴엔 방충망을 만들어서
뒤집어쓰고 있자니 옷속으로 땀이 줄줄 흐르더군요.
답답해서 잠깐 방충망을 걷을라치면 그 찰라에 모기들이
달려드는데....아!! 뭐하자고 또 이곳엘 왔나하고 후회하기엔
이미 와버린걸....어쩔수 없는 노릇이고,그저 최대한 빨리
"빠이체"를 보기만 바랄수밖에......
야영지가 완성되고 대충 식사를 마친 우리 일행은 현지 정찰을
나섰는데, 운좋게 오늘로 "빠이체"를 만나면 하루만에 철수할수도
있는일이라며 뭐 그런 기대를 안고 정찰을 나갔다가 결국엔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마존강의 큰 지류중 하나인
"우까얄리"강의 본류에서 약간 떨어진 늪지대였는데 수심이 불면
이 늪이 우까얄리강과 연결이 되지만 수심이 줄면 수로가 끊기는데
"빠이체"를 사냥하거나 악어 개체수를 분산시키려면 어쩔수없이
배가 필요했습니다.우리가 타고온 모터보트를 옮기기엔
최소한 장비가 필요하고....야영지로 돌아와서 다음날 무동력선을
늪지대로 옮기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다음날 아침,무동력선 소형 보트를 이 늪지대로 옮기는데
말이 소형보트지 아마존의 원목 통나무를 베서 속을 파내고 만든
이 배는 물이 새는걸 방지하기 위해 배 바닥과 옆면에 바른
송진 비슷한것의 무게가 엄청나더군요.
그 배를 옮기느라 하루가 다 가고...벌써 날이 어두워 지는데
그러는 동안 "빠이체"는 콧배기도 안보여주고...다시 대책회의...
일단 오늘밤에 다시 나가보자,그래서 발견하면 다행이고
혹 못보더라도 틀림없이 악어는 볼수있을거다,그러면 일단
악어라도 잡아서 개체수를 분산시키자...그런 회의를 하고
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고 현장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습니다.
이때 우리가 한 일이라곤 무구히 달려드는 모기들과의 처절한
사투였는데 승은 공주를 비롯한 우리 모두가 물에 젖은 나무를
구해다가 모깃불을 피우느라 혈안이 됐었습니다.
젖은 나무래야 연기가 많이 나고 모기를 쫓는데 효과가 있는데
워낙 젖고 습도가 높은 곳이라 불을 피우기가 만만치가 않았는데
무슨 조화를 부렸는지 이곳의 원주민들은 잠깐만에 불을 쉽게
불을 붙이더군요.매운 연기에 콜록거리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행여나 불을 꺼뜨릴까봐 부지런히 젖은 나무를 갔다 얹었는데
잠시 주춤하던 모기들이 그새 면역이 됐는지 모깃불도 아랑곳없이
다시 달려들기 시작했습니다.그 웬수같던 모기들.....
날이 어두워지자 모기떼들의 공격은 더 집요해졌고 우리는
그 무차별적인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수밖엔 없었는데
심한 놈은 고무장갑까지 뚫더군요.징헌 놈들.....
빨리 배를 타고 늪 가운데로 나가면 좀 나을까싶어서 어서 빨리
어두워지기만을 기다리고...마침내 배 두대에 분승한 우리는
늪지대로 대망의 "빠이체"사냥에 나섰습니다.
제발 오늘밤으로 끝내자...그런데 이 칡흑같이 어두운밤에
빠이체를 잡을수 있을까,슬그머니 불안한 마음에 물어봤더니
아가미와 허파로 호흡을 하는 이 놈을 잡으려면 고요한 정적속에
놈의 숨소리를 포착해야 한다며 최대한 정숙해줄것을 요구했습니다.
행여 침삼키는 소리라도 날까봐 애써 조심했는데 왜 그렇게도
마른침이 꼴깍 꼴깍 넘어가는지...또, 그 소리는 왜 그리 큰지...
그렇게 몇시간을 달도 별도 없는 호수위에서 보냈습니다.
무심한 빠이체는 끝내 우리의 간절한 바램을 외면했습니다.
우린 우리대로 불만이었지만 이 노련한 빠이체 사냥꾼들은
우리의 정숙하지 못함에 적잖이 불만인 모양이고...
이제 거의 포기할 지경인데 앞서 나가던 배에서 손전등으로
황급히 수신호를 보내왔습니다.앗...드디어 빠이체 발견!!
미끄러지듯 쏜살같이 선두 배 방향으로 다가갔는데...
발견한건 빠이체가 아니고 악어였습니다.
어차피 악어 개체수를 줄이는것도 이 사람들의 일이고....
꿩대신 닭이라 그러더라,악어라도 잡아서 빠이체들의
안식처를 만들어주자...과연 악어의 은인자중이라더니
우리 두배가 거의 코앞까지 다가가도록 수면위에 머리를 내놓고
꼼짝도 안하는 놈을 보자 약간 두려움이 생기기도 하더군요.
그러나 의외로 악어 포획은 싱겁게 끝나버렸습니다.
긴 끈이 달린 창을 놈의 등에 던져서 그 끈을 땅기거나
풀어주는 일을 반복하면서 놈의 힘을 빼고 최대한 뱃전에
가깝게 당겨서 미리 준비한 올가미로 놈의 입을 동여메자
악어와의 싸움은 싱겁게 끝나버렸습니다.
가장 강력한 공격무기인 날카로운 이빨을 쓸수없는 놈은
더 이상 악어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곤 서너명의 노련한 사냥꾼이 물로 뛰어들어 놈의 앞,뒷다리를
뒤로 제껴서 단단히 비끌어메고 물가로 끌고나왔습니다.
입과 앞,뒷발이 모두 묶인 놈은 맹렬한 콧김으로만 저항할뿐
어찌해볼 방도가 없이 끌려나왔죠.
이미 시간은 새벽 한시가 넘어섰고, 일단 놈을 늪 가장자리 나무에
묶어두고 다음날 아침에 다른곳에 풀어주기로 하고 야영지로
돌아왔습니다. 비닐로 지붕을 치고 개인용 모기장만 달랑친게
우리의 숙소였지만 하루내 시달린 지친몸은 절실히 휴식을 요구하고
온갖 풀벌레 소리를 자장가삼아 그렇게 또 하루가 갔습니다.
내일은 꼭 빠이체를 봐야할텐데.....
워낙에 습도가 높은 아마존 밀림의 밤은 편한 휴식조차도
허락칠 않더군요. 밤새 물위에 떠있는 듯한 착각속에 몸은 물먹은
솜마냥 무거워져만 가고...밤새 뒤척이다가 간신히 잠이든
새벽무렵부터 온갖 새들이 지저귀는데...자명종을 귀에 댄것보다
시끄러워서 도저히 더 잠을 청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밀림에서의 세번째날이 밝아왔습니다.
오늘은 제발 빠이체를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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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페루 사진 널린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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