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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안데스에서 아마존까지..야생동물 대탐험<아홉번째>-맹수와 명포수!!

작성자내일을향하여|작성시간13.01.31|조회수178 목록 댓글 0

<사진: 아마존 밀림 탐험 대원들(?)...>

 


맹수와 명포수

<고지대 밀림속 야영지와 폐인이 된 승은 공주>
3일간 밀림에서의 야영을 끝내고 아마존 상류쪽의 "꼰따마나"란 마을에서 하루 몸을 추스렸습니다.
도저히 다음 목적지로 출발할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아마존 시골 마을의 호텔이래야 에어콘도 당연 없고 딱딱한 침대에 덜덜거리는 선풍기가 고작인 방이었지만 그래도 그때만큼은 그곳이 천국이 아닐까 생각했죠.

주방을 빌려서 아마존의 매운 고추를 듬뿍 넣고 끓인 라면 맛..!!
세상에서 제일 자기 값어치를 하는게 라면이 아닐까 뭐 그런 잡담들을 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며 먹던 그 라면맛이라니~~~
고 피디의 화상입은 허벅지는 그 부상의 정도가 더 심각해졌고 전 피디며 일행의 홍일점 승은 공주는 이미 온 몸을 물려서 알콜없이는 살수 없는 인생들이 돼버렸고...아 저는 이미 뿌깔파에서 "이상고"란 놈한테 온 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태고...
이제는 모두가 본래의 모습은 사라지고 완벽한 폐인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었는데 어쨌든 그 날은 우리가 일정을 시작한 이후로 가장 완벽한 휴식을 취한 하루였습니다.

날이 밝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아마존의 고양이과 맹수중 재규어나 퓨마를 보는게 다음 목표인데 고양이과 맹수는 아마존 고지대에 살기 때문에 마을에서 트랙터를 타고 4시간 가량 밀림 산악지대로 이동을 했습니다.
이번 일정이야말로 며칠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라 일단 열흘치 식량과 야영도구를 트랙터에 싣고 각자 트랙터의 빈 공간에 짐짝마냥 몸을 의탁했습니다.
비가 온 후의 아마존 황톳길은 차라리 걷는게 트랙터보다 빠를 정도로 엉망이었지만 걷는것 또한 쉽진 않았습니다.


<야영지로 올라가기전 점심을 먹고 간단한 휴식을 취하는 일행들..>

4시간 가량 이동후 다시 산길을 따라 1시간 정도 더 올라가야 우리의 야영지가 나오는데 찌는듯한 무더위는 혼자몸을 옮기기에도 버거운데 부식이며 야영도구등을 옮기느라 몇번씩 산을 오르내리느라 완전히 녹초가 됐는데 그래도 우리의 야영지는 고맙게도 바로 앞에 자연 온천수가 솟아 나오고 계곡물가에 허술하지만 아담한 원두막이 지어져 있어서 이전 야영지에 비하면 거의 호텔 수준이었습니다.
이 원두막은 아마존의 사냥꾼(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밀렵꾼)들이 보통 사냥하러 이 산으로 들어오면 열흘 이상씩 머무는 경우가 많다는데 이 원두막을 지어놓고 간이 숙소로 이용을 했다고하네요.



<원두막 2층 모기장 상태를 점검하고 나오는 마이꼴 피디>

대충 짐을 정리하고 원두막 2층에 모기장을 치고 잠자리를 정리하니까 벌써 날이 어두워졌습니다.
원두막 앞의 흐르는 계곡 온천물에 뛰어들어가 목욕을 하며 올려다본 검은 산그림자 사이의 밤 하늘은 말로 형언할수가 없을 만큼 아름다웠고 내가 태어나서 본 밤하늘의 별들 중 그날 밤만큼 환하고 맑고 많은 별을 본적이 없었습니다.

땀에 찌들고 흙탕물에 범벅이 된 옷들도 세탁을 하고 한바탕 부산을 피우며 이거야 말로 신선 놀음이다라며 히히덕거리며 모깃불옆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우리 일정 동안 고용한 현지인 아줌마가 내 놓는 음식이래야 기름에 튀기거나 아니면 굽는게 고작이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우리 일행은 없어서 못 먹었지 식욕이 없어서 못 먹는 일은 없었죠.
모깃불 옆에서 캠프파이어하듯이 삥 둘러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이 정도면 뭐 열흘 아니라 한달 이상도 버티겠다고 너스레를 떨고..
새벽 3시 기상을 위해 각자 모기장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비록 물에 젖은 스폰지 시트가 좀 찝찝했지만 이 정도는 밀림에서 야영할때 비하면 천국이다 그러면서 꿈결 마냥 잠에 취해가는데......아 뭔가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나는데 잠결에 뭔가 스멀 스멀 기어가는듯한 느낌....그리고 뭔가 잠깐 따끔하다가 이내 참을수없는 가려움증...
그래도 피곤한 몸은 쉽게 눈이 안떠지고 가려운 부위를 긁다가 긁다가 더 이상 참을수없는 단계에 이르러서 벌떡 일어났는데.... 그런 사람이 나 뿐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일행 4명 모두가 일어나서 한 밤중에 손전등을 밝히고 시트위를 살피고 시트 커버를 벗겨서 털고 이불을 살피고... 알콜로 가려운 부위를 소독하고 모기향을 피우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습니다.

원두막 아래는 우리 일정을 도와주는 현지인들이 자고 있었는데 코까지 골아가며 자는데 그렇게 얄미울수가 없더군요.
원두막밑으로 내려와보니 이미 모깃불은 꺼지고 재만 남아있는데 이젠 또 작지만 지독하게 매운 산모기들이 덤벼들고...... 다시 모기장속으로 들어와서 잠을 청하는데 도저히 무서워서 잠을 잘수가 없었습니다.

이거야 말로 진퇴양난,설상가상.....아 이곳을 천국으로 알았다니.. 이 지옥같은 곳에서 어떻게 열흘을 버텨야할지..... 새벽 3시.....각자 촬영도구에 손전등,장화를 신고 계곡을 따라 높은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끼또스 나비농원에서 찍은 과까마요>

동틀녁이면 "과까마요"라는 삼원색의 깃털을 가진 아마존 밀림의 열대조가 떼를 지어 내려와서 물을 먹고 간다는 계곡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어슴프레 날이 밝아올 무렵 그 장소에 도착했는데 주변을 보니 과연 새의 분비물들이 널려 있는게 잠시후면 열대 조류의 장관을 보겠구나하는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
주변의 넓은 나뭇잎을 따서 임시로 간이 움막을 짓고 그 안에 들어가서 몸을 숨겼습니다.

소리나 냄새때문에 새가 안올수도 있다고해서 담배는 물론이고 숨소리도 안내고 그렇게 쪼그리고 앉아서 "과까마요"를 기다리는데 한시간이 지니고 또 한시간이 더 지나고....쪼그려 앉았더니 온 몸이 저리고 다리에 쥐가 나서 더 이상 못버티고 철수를 하는데 밤새 잎새끝에 내려앉은 이슬방울들이 햇볓에 맑게 빛나는 모습이 마치 보석처럼 영롱해서 지치고 힘든 상태지만 기분만은 정말 상쾌한 아침이었습니다.

그렇게 계곡을 내려온지 5분쯤 지났을까 한 무리의 "과까마요"가 우리 머리위를 날아서 계곡위로 올라갔습니다.
아 조금만 더 기다릴걸...그 5분을 참지 못해서 내일 다시 올라 올 생각을 하니 지금껏 상쾌했던 기분이 싹 가시면서 억울하고 분위기가 착 가라앉으면서 우리의 조급함을 원망했습니다.
온천물에 아침 목욕을 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졌습니다.

역시 기름에 튀긴 음식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아마존의 맹수를 촬영하기위한 첫 출발을 했습니다.
특별히 우리와 합류한 사람은 "나랑호"라는 원주민인데 사냥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이었는데 그 차림새와 행동이 범상치가 않았습니다.
엽총을 어깨에 메고 달랑 바랑 하나 걸러메고 땀에 찌들은 옷에 맨발이었는데....아니 맨발이라니... 자기가 무슨 맨발의 청춘도 아닐테고..... 신을 신는게 사냥에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하더군요.



<맨발의 청춘...명 포수,나랑호>

그렇게 20여년 맨발로 다니다 보니까 발바닥의 두께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는데 출발전에 간단한 인사를 교환하고 일정을 설명하며 담배를 한대씩 나눠 피웠는데 휠터부분까지 다 타도록 담배를 피우더니 꽁초를 바닥에 던지고는 맨발바닥으로 그 담배를 비벼서 꺼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으악하고 놀라는데....더 충격적인건 밤새 벌레에 시달린 승은 공주가 아니 이제는 공주가 아니었습니다.
승은 폐인이 아침부터 모깃불을 피워놨는데 시뻘건 장작이 밑으로 굴러내리자 그걸 손으로 집어서 장작더미위로 올려놓는데......
허걱.......
음.... "나랑호"아저씨......이 사람하고라면 일이 좀 수월하겠다.
그런 강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자 이젠 재규어든 퓨마든 "나랑호"와 함께라면 두려울게 없다.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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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페루 사진 널린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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