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영화 음악 예술가

[스크랩] 기차는 8시에 떠나네 - 조수미

작성자카페여행1|작성시간21.11.16|조회수409 목록 댓글 2

 

기차는 8시에 떠나네 - 조수미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카테리니 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 역에 홀로 남았네

가슴속의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가슴속의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To Tréno Févgi Stis Októ(기차는 8시에 떠나네)

(The Train Leaves At Eight)

 

To tréno févgi stis októ

기차는 8시에 떠납니다.

Taxidi gia tin Katerini

카테리니로 떠납니다.

Noemvris minas den tha meinei

11월은 더 머무르지 않고

Na mi thymasai stis októ (x2)

8시는 잊혀질 것입니다.

To traino gia tin Katerini

카타리니 행 기차도....

Noemvris minas den tha meinei

11월은 더 이상 머무르지 않을 것입니다.

 

Se vrika pali xafnika

최근에 당신을 다시 만났었지요.

Na pineis oyzo stoy Leyteri

Leyteri에서 우오조(oyzo)를 마시면서....

Nychta den thartheis s alla meri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할 거예요.

Na cheis dika soy mystika (x2)

당신만의 비밀을 간직한 채

Kai na thymasai poios tha xerei

누군가 그 비밀을 알고 있는지 기억하나요?

Nychta den thartheis s alla meri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할 거예요.

 

To tréno févgi stis októ

기차는 8시에 떠납니다.

Ma esy monachos echeis meinei

하지만 혼자 남았어요.

Skopia fylas stin Katerini

카테리니의 시계를 지켜보고 있네요.

Mes tin omichil pente októ (x2)

안개 속에서 5시부터 8시까지

Machairi stin kardia soy ekeini

당신의 마음은 칼로 변했어요.

Skopia fylas stin Katerini

카테리니의 시계를 지켜보고 있네.

 

 

이별의 정서 가득한 기차역에서 당신은 누구를 기다리나요?

 

연인은 오지 않고 기차는 떠나네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대중문화에서 기차역은 이별의 정서를 상징하는 경우가 많다. 이별의 종류에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차역에서의 이별은 왠지 더 진한 쓸쓸함과 페이소스〔pathos 파토스,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 또는 허전하고 슬픈 마음, 애수(哀愁)〕가 묻어나는 것 같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는 그러한 이별가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곡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The Train Leaves at 8)’는 우리나라에서 현재 조수미의 노래로 자주 접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는 모 인기 드라마의 주제가로 사용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던 아그네스 발차(Agnes Baltsa)의 노래가 특히 유명했다. 가사가 암시하는 내용만큼이나 그리스의 민속악기 부주키(bouzouki 긴 목을 가진 그리스의 현악기)가 빚어내는 애잔한 선율을 배경으로 수놓아지는 여가수의 짙은 음색이 슬픈 사랑의 노래임을 짐작케 한다.

 

젊은 레지스탕스의 슬픔

 

이 연가(戀歌)는 나치〔독일에서 민족사회주의자(Nationalsozialist)의 머릿글자를 따 '나치(Nazi)'라 부름〕에 저항했던 그리스의 한 젊은 레지스탕스〔resistance(저항, 저항운동, 저항운동가)〕를 위해 만들어졌으며, 노래에서 카타리나로 떠나 돌아올 줄 모르는 그가 바로 청년 레지스탕스다. 노래에는 레지스탕스인 애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애틋한 여심(女心)이 그려져 있다. 그리스가 터키로부터 독립한 이후 왕정과 외세의 침탈, 군부독재로 이어져 민주화는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To Treno Fevgi Stis Okto)’는 군부독재에 저항하여 싸우던 한 청년 레지스탕스와 그의 애인이 겪은 이별의 아픔을 그린 작품이다. 젊은 레지스탕스와 그의 여인은 지중해 연안의 아름다운 카타리니로 가서 행복하게 살기로 작정했다. 그들이 함께 떠나기로 한 11월의 어느 날, 만나기로 한 기차역에서 여인은 사랑하는 청년을 기다렸지만,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기차가 출발할 시간은 다가오는데 애인이 나타나지 않자 처절한 심경으로 여인은 하는 수 없이 혼자 8시 기차에 오른다. 그 모습을 숨어서 지켜봐야하는 청년 레지스탕스의 운명. 그 청년은 그에게 부과된 중대한 임무와 목적이 있었다. 군부독재 치하에서 억압받는 민중을 놔두고 자기 혼자만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떠날 수가 없었다.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이 노래는 ‘일요일은 참으세요’, ‘페드라’, ‘희랍인 조르바’ 등으로 유명한 그리스 출신의 세계 음악계의 거장 미키스 테오도라키스(Mikis Theodorakis)가 작곡했다. 그 역시 평생 그리스의 군부독재와 탄압에 맞서 싸우다 여러 차례 투옥된 주인공이기도 한데, ‘기차는 8시에 떠나네’는 독재에 맞서 싸우다 죽은 그의 친구를 슬퍼하며 만든 곡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의 20세기는 동족상잔의 내전, 나치 독일의 침략, 미·영의 내정간섭, 군부 쿠데타 등 마치 20세기 한국사를 보는 듯해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그들의 가슴 속에도 우리와 비슷한 투쟁의식과 한(恨)의 정서(情緖)가 깃들어있다고 느껴진다. 테오도라키스는 중산층과 지식인들이 외면하던 그리스 민족음악의 정수인 민요 렘베티카(Rembetika)를 많이 작곡했다. ‘기차가 8시에 떠나네’ 이 노래도 렘베티카이며, 그리스 민속악기 부주키의 선율이 애절하게 흐르고 있는 게 특징이다. 표현의 제약을 받던 시절에 만들어져 레지스탕스의 투쟁은 가사의 행간에 숨어있을 뿐이다. 결국 1967년 그의 음악은 그리스 전역에서 연주가 금지됐고, 음반을 듣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으며, 마침내 그가 군사재판에 회부돼 투옥되자 쇼스타코비치, 레너드 번스타인, 해리 벨라폰테 등 유명 음악인들이 발 벗고 나서 구명운동을 벌였고, 그는 1970년 석방돼 파리로 망명을 떠났다.

 

세월은 가고 노래는 남았네

 

세월이 흐르고 정치적 상황은 변했지만, ‘기차는 8시에 떠나네’는 여전히 지구촌 곳곳에서 불러지고 있으며, 이 노래가 전해주는 울림은 언제나 전 세계인들의 마음속에 진한 여운을 남기며 깊게 울려 퍼지고 있는 것 같다. 신경숙의 소설 ‘기차가 7시에 떠나네’의 제목도 바로 이 노래에서 출발한다. 소설 속의 여자 주인공은 이 노래의 제목이 ‘기차가 8시에 떠나네’인 줄 알면서도 DJ에게 늘 ‘7시’로 적어서 이 노래를 신청했는데, 이 시간이 야학(夜學)에서 배우지 못한 아이들을 가르치던 그들만의 모임시간을 알리는 암호(暗號)였다.

다음검색
스크랩 원문 : "허심탄회"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truetrain | 작성시간 21.11.16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한 곡에
    심취했답니다.
    과연 멋진 조수미~~
  • 작성자카패지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11.17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맛을 모른다
    이리하여 몸을 닦는 것은 마음을 바로
    잡는데 있다고 이르는 것이다
    -"大 學"-

    늘 즐겁고 健康 하시고 幸福 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