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영화 음악 예술가

오페라는

작성자카페지기|작성시간24.03.19|조회수14 목록 댓글 0


지난 시간에 오페라의 시작에 관해 첫 글을 썼는데 많은 분들이 댓글과 반응을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 드립니다.

최초의 오페라는 무엇이라고?

1573년 Camerata(카메라타)의 결성 이후 수년 간의 토론과 실험 끝에 간단한
반주에 말하듯 부르는 초기 Recitativo(레치타티보)가 고대 그리스의 연극 스타일을 오마주(hommage) 하며 생겨나고 발전하며 세상에 드디어 최초의 오페라가 탄생하게 되었다. 최초의 오페라를 이야기할 때 보통의 경우 Jacopo Peri (야코포 페리)의 1598년 작품 Dafne(다프네)라 할 수 있는데 관점에 따라 이야기는 다른 양상으로 복잡해 질 수 있다.
Jcopo Peri (1561-1633) 작곡가이자 가수이기도 했던 그의 이미지

Dafne(다프네)는 그리스 신화 중 다프네(님프)를 사랑한 아폴로와 큐피드의 이야기인데 같은 Camerata(카메라타) 멤버 중 시인 Ottavio Rinuccini(오따비오 리눗치니)가 대본을 썼고 1598년 초연 되었다. Camerata가 생긴 지 25년만의 쾌거였다. 하지만 악보는 거의 유실되고 6조각 정도 만 살아남았는데 그 중 2 조각은 Dafne 작곡에 함께 참여한 Jacopo Corsi(야코포 코르시) 가 작곡 한 부분의
일부이다. Jacopo Corsi 도 Camerata의 구성원이며 후원자며 작곡가이기도 했다. 두 Jacopo가 같이 Dafne를 탄생 시킨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최초의 오페라를 언급 할 때 Corsi를 알아주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당시 Firenze에 군림하던 Medici(메디치) 가문 사람들은 Dafne 라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에 큰 감명을 받고 바로 Peri에게 가문의 큰 행사를 위한 음악을 작곡할 것을 의뢰한다. 그 행사는 바로 Medici 가문의 Maria de Medici (마리아 데 메디치)와 프랑스의 Henry IV(헨리4세)의 결혼식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바로 Euridice (에우리디체). 1600년 Medici 가문의 결혼 축하 행사를 위해 Euridice가 공연되고, 이 곡은 악보가 살아남아 있는 최초의 오페라가 된다.
Dafne가 초연 된 지 2년 후이다. 여기서 소프라노 Sylvia Piccolo(실비아 피꼴로)의 노래로 극 초반에 나오는 Prologo (프롤로그)를 들어보겠다.

https://youtu.be/WHMJgGE5Doc?si=Ln2PnU4xNWqkFChk
최초라는 타이틀을 두 개나 가지게 된 Jacopo Peri, 그러나 Euridice는 Caccini 와
함께 작곡했고, 재미있는 것은 Caccini가 Peri와 같이 작업한 버전 이외에 Euridice라는 같은 제목의 오페라를 따로 작곡해 Peri의 곡 보다 먼저 출판
하였다. 아마도 Peri보다 자신의 곡을 먼저 세상에 내놓고 싶었던 Caccini의 욕심이 아니었는지 필자는 의심해 본다.하지만 Caccini의 곡의 초연은 Peri의 곡 보다 2년이나 후에 하게 되고 타이틀은 Peri에게 돌아갔다.
Jacopo Peri의 Euridice가 1600년 초연 된 Palazzo Pitti( 피티 궁)

최초의 오페라, 악보가 남아 있는 최초의 오페라...
자 그럼 여기 또 다른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

Peri의 소박한 악기 구성과 약간은 답답한 Recitativo를 뛰어넘는
극 음악을 보여준 최초의 진정한 오페라로 불리는 작품이 있으니
그건 바로 Claudio Monteverdi(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L'Orfeo(오르페오)이다.

Claudio Monteverdi(1567-1643)

Orfeo는 1607년 만토바에 있는 Palazzo Ducale di Mantova (만토바 공작의 성)
에서 초연 된다. 사실 Orfeo는 Euridice와 같은 내용이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음악가인 Orfeo가 사랑하는 아내 Euridice가 죽게 되자 저승까지 찾아가서 자신의 노래로 저승의 신 마저 감동 시켜 아내를 데리고 이승으로 나오다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뒤따르던 아내를 돌아보는 바람에 다시 아내를 잃게 된다는 내용.

그럼 왜 Monteverdi의 Orfeo가 진정한 최초의 오페라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Monteverdi의 오페라는 당시에 상상도 못할 규모의 오케스트라 구성 (40 여명)과 뛰어난 언어의 음악적 표현으로 그 이전 작품들과 비교 할 수 없는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냈다.
전에 경험할 수 없었던 진정한 음악극... 그것이 진정한 오페라라고 여기는 자들에게는 Orfeo가 최초의 오페라로 나타난 것이다.

두 대가인 Nicolaus Harnoncourt(니콜라우스아르농쿠르)의 지휘와
Jean Pierre Ponnelle(장 피에르 포넬) 연출의 역사적인
Orfeo의 시작 부분을 감상해 보겠다.
프로로그를 부르는 La Musica(라 무지카)역은 Schmidt(슈미트).

https://youtu.be/XZ2RvVMhGTg?si=aQ_Gx7-RSgRAryeS

앞에 열거된 세 작품 중 Monteverdi의 Orfeo는 현재 까지도 꾸준히 공연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 초연은 2015년으로 이태리에서 초연 후 400년 이상 지나서야
이루어졌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오르페오 한국 초연에 필자가 오르페오로 출연한 모습

당시 필자가 오르페오 역으로 출연했었는데, 국내 초연 작품의 타이틀 롤이 주는 중압감도 있었으나, 5막까지 엄청난 양의 노래를 해야 했던 어려움이 기억난다.


여기서 Orfeo가 Euridice의 죽음 앞에서 슬퍼하며 부르는 노래
Tu sei Morta (너는 죽었구나)를 감상해 보겠다.
노래는 Florian Just (플로리안 유스트)

https://youtu.be/kEgLr-YVRvs?si=aC6DaoqDqSgXhDNA

그럼 최초의 오페라는?

과연 여러분들의 선택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바리톤 한규원
맨하탄음대 및 동 대학원 졸업
오페라와 콘써트 독창자로 미국, 유럽, 일본 등지 활동
현)고려대, 세종대 출강
현)한화 불꽃합창단 상임지휘자
현)평택시 문화예술 진흥위원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