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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의 의자고치는여자

작성자카페지기|작성시간24.01.25|조회수14 목록 댓글 0

#모파상의<의자고치는여자> #그녀는사랑일까요


한 나이든 의사가
시골 마을의 약국을 찾아
약사에게 얘기합니다.

< 동네에 의자 고치는 여자 아시지요.
그 여자가 죽기 전
저를 찾아왔서 얘기하더군요. 당신을 어릴 적 부터
잘 알고있고, 55년간 평생 맘 속에 당신 뿐였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약사는 당장 그의 말에
웬 정신나간 여자 얘기냐며 펄펄 뛰고
그의 부인 역시
<세상에, 그 거지같은 여자가!>라며 비웃습니다.

< 그 분이 당신을 상속자로 정해서 전 재산 2300프랑
유언을 집행하려는 거요>
......

다시 의사의 이어지는 이 말에
그 둘은 충격받은듯 한참 조용히 있더니.
.
<하지만 그것이 그 여자의 유언이라면...제가 그 돈을 굳이
거절하는 것도 힘든 일일거 같네요.>

<그 돈으로 우리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살 수도 있겠군요.>

그들의 태도가 달라지고
의사는 그녀의 돈을 그들에게 전달하고 나옵니다.



//





의자 고치는 여자,

그녀의 유언 집행인였던 의사는 그녀의 사랑을

<세상에서 제일 기이하고 비통한 사랑>,

그녀에 대해
< 55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단 한번의 사랑을
지속한 사람> 이라고하며 소설이 시작됩니다.

그녀는 어릴때부터 마차를 끌고 시골을 떠돌며
의자를 수리하는 부모를 따라
거의 반거지 행색으로
의자 수리하는 일을 돕고 있었죠.

어느 날 열한살 그녀는 2리아르의 돈을 잃고
울고있는 어린 소년 슈케를
우연히 마주치게 됩니다. 그 소년이 불쌍해서
그녀는 자신이 모은 전 재산을 털어줍니다.

꼬마가 너무 기뻐서 우는 모습을 보자
얼떨결에
그녀는 와락 소년을 안고 키스를 해버려요.

이게 55년 짝사랑...의 이유가 되고맙니다.
(일상의 사소한 사건이 운명을 결정할수 있다는,
작가 모파상의 통찰력이 엿보입니다.)
슈케라는 어린 소년이 바로 그 약사입니다.

부모에게서 사랑을 못받고
외롭게 세상 밖에 방치된 불우한 소녀가
세상 안에서
다정한 느낌을 갖게된 경험!!

이를 잊지못해 소녀는 어린 소년을 자주
찾아가게됩니다.
만날 때마다 2프랑 1프랑...
소년에게 주고
똑같이 꼭 껴안고 입맞춤하고...
이게 거의 4년을 지속합니다. 그 동안 소녀는 더 열심히
의자 수선일을 도우며
소년을 만나는데 필요한 돈을 모웁니다.

하지만 인연은 오래 가지못하지요. 소년이 중학교 입학으로 다른 지역으로 가버리는데
거기까지 만나러 온
소녀를, 그는 매몰차게 대합니다.

이후 성인이 된 소년 슈케가
동네로 돌아와 약국을 차리게 되고 다시 그녀와
인연이 이어집니다.

그를 보기위해 그녀는 의약품 구입 핑계로
주기적으로 약국에 들립니다.

하지만 이미 그에겐 결혼한 여자가 있었고
그는 그녀를 고객 이상으로 대하진 않죠.
그녀만의 속앓이.ㅠ

66살 그녀는 세상을 떠나며
의사에게 전 재산을 그에게 전해달라 부탁합니다.






"의자 고쳐요"라는 말 밖에 할 줄 모르고
"썩 돌아오지못해. 이 바보 계집아!!"
이런 말만 듣고 자랐습니다.

"붉은 표본병과 촌충병 사이" "신기한 유색의 물과
반짝이는 크리스탈 병들"에 감동받고

그것들 사이에
서있는 어린 슈케를 더 경탄하고
사랑하게 된 열한살 소녀.

55년 동안 그를
사랑하는 방법은
돈을 지불하며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법을 알지못하는
순수하고
가련한 여인의 집착같았지만

.....점점 이 기이한 사랑의 방식이
저는 점점 이해가 되고
약국 유리창에서 바라보는 그녀를 영화샷으로
상상하면 불쌍해졌습니다.

이름이 그냥 <의자 고치는 여자>로만
등장하는 그녀

세상 밖/ 이름없는 가난함과 불행이
세상 안 / 풍요롭고 행복한 사람들의 세계를
서성이고 들여다 보는 느낌....

그녀의 사랑은
진심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녀가 55년을 살아가는 원동력였으니까요.

그리고 슈케 약사 부부....
그녀를 차갑게 대하고 멸시하면서

그녀의 유산을 대놓고 탐내는 모습이,
자신이 피해를 입을까, 문을 꼭 잠그고
이득이 있을때만 고개를 내미는
당시 사회 중산층의 속물 근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의 사랑에 응하지않았다고
약사 슈케를 비판받을 수는 없습니다.

그는 유언집행인인 의사에게
그녀의 마차 행방을 물으며
그것까지 욕심을 내면서
마차를 몰던 말과
그녀의 개 두마리는 거절합니다.

정말 그 당당한 뻔뻔함에
오히려 의자 고치는 여인의 삶이 더 나아보이고
55년 짝사랑이
사랑이라는 가치를 지켜낸
진실된 사랑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렇게
당시 사회상,
일상에서 벌어지는 어이없는 상황을
사실적으로 과장없이 그리면서
삶과 사랑에 대해 거리를 두고
생각해보게 한 것,

모파상 단편들의 특징입니다.

♡♡ 제가 소장한 모파상 단편집에 실린
62편중 사랑 얘기들 몇편에서
제일 모파상답게, 독창적 시각으로
우리네 삶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것같아
< 의자고치는 여인> 선택해봤습니다.

... 파티에서 친구에게 빌린
보석 목걸이를 잃어버려
그걸 똑같이 사주고 10년 빚을 갚은 후
그게 모조품이란 걸 알게된다는
<목걸이>의 상황 설정과 웬지 유사한 것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그림: 더피 셔리든(Duffy Sheridan 美 1947~)



https://youtu.be/_md16sTcnPM?si=1JULhk9w2cZup4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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