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금요일, 강남역 토즈타워 지점 2층에서 있었던 유럽여행과 서양미술산책은
암스테르담 반 고흐 뮤지엄과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작품을 위주로
약 두시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지난달 카페에 가입한 후 처음으로 해 본 미술산책이었는데요,
빈좌석이 없을 정도로 많은 참석자에 우선 놀랐구요, 강정모 아트스토리텔러 님의
해박한 지식과 열정에 두 번 놀랐구요, 말로만 듣던 미술치료 효과에 더더욱 놀란
저녁이었습니다.
사실, 그날 눈 앞의 물체가 구멍이 뻥뻥 뚫린 것 처럼 보이는 시력장애, 그리고 모든 물체가
마치 유리창을 흘러내리는 액체처럼 흐물흐물해 보이면서 심각한 두통을 동반한
이른바 전형적인 편두통 증세로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요, 갑자기 생긴 증세인데다 저녁 시간이라
어디서 갑자기 약을 구할 수도 없고, 참석하겠다고 약속을 해놓고 가지 않을 수도 없고 하여,
일단 참석했다가 정 아프면 중간에 나올 수 밖에 없겠다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선, 아담하고 깔끔한 강연장의 분위기가 아주 편안하게 저를 사로잡았고, 강의를 기다리며
조용히 앉아있는 참석자들의 모습에서 풍기는 진지함과 예술에 대한 열의를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기분좋은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이윽고 강정모 님이 등장을 하고 화면 가득, 깔끔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국제공항 사진부터 시작하여
암스테르담 시내 운하 주변의 작고 아름다운 건물들과 운하를 이동하는 배, 밝고 자유로운 사람들의
몸짓과 표정 등을 감상하면서 마치 제가 공항에 내려서 암스테르담 시내로 이동을 하는 것 같은 기분으로
서서히 반 고흐의 세계로 들어섰습니다.
반 고흐 미술관이 설립된 배경 및 그 안에 소장된 반 고흐의 작품과 그의 생애,
평생을 반 고흐에 대한 열정적인 지지를 보낸 그의 동생 테오와 그의 평생의 지기인 폴 고갱과의 일화 및
그림, 고흐의 그림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렘브란트의 자화상 및 그림까지 강정모(제프) 님의 열정적인
설명과 함께 감상을 하다보니 언제 지났는지 모르게 두 시간이 후딱 흘렀고 강의가 끝난 후에야 저는
저의 편두통 증세가 사라져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화면에 뜬 사진을 찍을 생각조차 못하고 몰입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단 한 장의 그림도, 단 한 줄의 설명도 놓치지 않으려 눈을 열고 귀를 세우고 신경을 집중했는데,
다른 때 같았으면 더욱 심해져야 할 두통이 사라졌다는 건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걸 두고 미술치료효과라고 하는 걸까요?
몇 번 유럽 여행을 할 때마다 유명하다는 미술관 박물관을 둘러보기는 했지만 늘 한 시간도 안되는
짧은 동안 수박 겉핥기 식으로 작품을 스쳐지나며 더 보고싶고 더 알고싶은 목마름을 느꼈던 제게는
참으로 풍성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진작 이런 강의가 있다는 걸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과 함께 이제라도 매달 좋은
강의를 들으며 시력도 높이고 교양도 쌓는 기회로 삼기로 했습니다.
물론 언젠가 우리 스토리텔러 님과의 여행에 동참하여 직접 보고 느끼는 미술기행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말이죠.
다음 달의 미술 산책이 벌써 궁금해집니다.
이번엔 혼자 갔었지만, 다음번에는 함께 여행을 즐기는 친구에게도 함께 가자고 권해야겠습니다.
알찬 시간을 마련해주신 우리 카페지기님과 제프 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http://cafe.daum.net/bpgu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