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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노후찬가(老後讚歌) 老年은 젊음보다 아름답다. 老後讚歌를 읊어 봅니다.

작성자카페지기|작성시간24.04.11|조회수17 목록 댓글 0






노후찬가(老後讚歌)


"老年은 젊음보다 아름답다."  老後讚歌를 읊어 봅니다.

우리집의 아침은 늦게 밝는다.

​일흔여덟살의 令監과 일흔줄의 마눌이 사는 집,
​出勤길이 바쁜 職場人도, 學校에 늦을 學生도 없으니
​동창(東窓)의 햇살이 눈이 부실때까지 마음놓고 잠에 醉한다.


​老年에 들면 初저녁 잠이 많아
​저절로 아침型 人間이 된다는데
​우리 內外의 睡眠 形態는 如前히 젊은이 같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마누라는 쿨쿨 자지만  영감은 쉽게 잠들지 못한다.


​그러나 얼마든지 게을러도 괜찮은 나이
​늦은 아침을 맞이할때마다
나는 내게 찾아 온 老後를 禮讚한다.


​食事 준비도 簡單하다.
雜穀밥에 된장국, 그리고 김치와 시골에서 가져온 
푸성귀, 生鮮 한 토막이  全部다.


​마눌은 영감에게 초라한(?) 밥상을 내밀며
자랑이나 하듯 말을 한다.
조식(粗食)이 健康食인것 아시지요?


組惡한 飮食이라야 老後의 健康을
維持할수 있다는  핑계를 대며
​나에게는 조촐한 食單이  입맛에 맞는 日常의 
食事로 속으론  고마워하면서도 
아직 內色해 본적이 없다.


​그러면서 중얼거린다.
​늙었다는 것은 정말 便한 것이구나.
​食後의 커피처럼 恍惚한것이 또 있을까.
​우리집의 소파가 놓여 있는 東쪽은
全面이 유리窓인데 찻잔을 들고 건너다 보면
​東쪽의 公園 野山 樹木이
마치 내집 마당처럼 눈에 들어온다.


​나는 가꾸는 手苦없이 그 안에 가득한 꽃과 나무를 즐긴다.
​所有하지 않으면서도 누릴수 있는 많은것들,
奔走한 젊은이에겐 어림없는 일이다.
​한유(閑遊)의 福은 老後의 特權이다.
​느긋하게 新聞을 본다.


株式市場에 며칠 사이 數十兆원에 
이르는 資金이 날라갔다는  記事를 읽는다.


​利益이 있는 곳이면 벌떼처럼 모이는 群像들,
TV를 본다.
​權力을 잡기 위한 死鬪의 現場, 
거기에 온갖 거짓과  뻔뻔함이 登場한다.


​그러나 이 모든것이 ​내게는
어느 남가일몽(南柯一夢) 의 꿈인듯 虛妄하다. 
다만 젊은 後孫들의  心思를 汚染시켜 
사람인지 짐승인지  區分못하는 世上될가  두렵다.


​日常에서 超然해 지는것이 ‘늙음’의 恩寵인가.
​蠻勇이 사라지고 過慾이 씻기어 나가고..
​人生에서 어느 時期를 제일 좋은때라고  말할수 있을까,


​뛰어 놀고 工夫만 하면  되는 어린 時節일까,
​드높은 이상(理想)에  挑戰해 보는
熱情의 靑春時節일까,


​아니면 家庭을 튼실히 이루고 社會의 中堅이 되는
壯年 時節인가.


​挑戰하고 成就하고 認定받는 이런 時節은
가히 黃金期라 말할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그 좋은 時節에 나는 결코 幸福하지도 
黃金을 맛보지도 못했다.


競爭 隊列에서 뒤떨어 지지 않으려  애쓰던  그 時節,  
삶의 本質은 할일없는 者들의 呪術로 여기고 
앞만 보고 달렸기에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하고 살았는가 보다.


​그러면서 歲月의 榮辱속에 밀리고 
밀려 墜落의 끝이라고  생각한 ‘老後’ 라는 땅에 이르렀다.
​그러나 내가 到着한‘老年’은 祝福의 땅이었다.


​잃을것이 없는 빈손 때문이 아니라
​얻으려는 慾望이 걷힌 빈 마음으로 豊饒의 고장이었고,
​비로서
최선(最善)과 정도(正道)가 보이는 밝은 눈의 領土였다.


​責任에서도 義務에서도 自由로운 나이
世上에 있으되 ​世上에 묶이지 않는
平和와 고요가 가득한 곳이었다. 


영감 할멈 둘이 사니  于先 아늑하고 便安하다. 
淸掃도 一週日에 한두번  먼지 닦는 일만 거들어 주면 된다. 
그러고는 아침에 일어나면 寢臺 꼼지락 運動과 뒷동산 
散步로 늙은 肉身 保全하며  모자라는 삶의 工夫도 補充한다. 


심심하면 旅行, 바둑도 하고  故鄕시골을 別莊삼아 
찾아보는 餘裕도 챙겨본다. 
술, 담배 즐기지만 아직 살아있음을 고마워 하면서.
​얼마 있으면 結婚 52周年이 되는 해이다.


​늙어 無力해진 영감과
나보다 훨씬 젊은 마누라의 주름진 얼굴을 바라보며 
​젊은 時節 한번도 나누어 보지 않은
​情다운 눈빛으로 이 그러나 모습을 바라 보았다.


​그리고 두 손을 잡고
어린 나이에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苦生한 마누라를 凝視하며 
우리 內外에게 살아 있을때 즐거운 老後를 
許諾하신 ​우리들 生命의 主人과 
우리를 살게해 준  여러 因緣들께
眞實로 感謝의 마음을 드린다. 


來日 어떻게 될지 모르는 우리 나이 오늘 지금을 
즐겁게 사는게 天堂이고 極樂으로 여기고 산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도 살아있음을 고마워 하면서...
오늘도 건강하세요!



-유선진(隨筆家)
1936년 서울출생 미동초등 경기여중·고,  이화여대 영문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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