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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의미

꼭 만나야 할 사람은

작성자카페지기|작성시간23.05.13|조회수50 목록 댓글 0

꼭 만나야 할 이유는 없지만
만나고 싶은
한 사람이 있다

어쩌면
이 생의 연은 다한듯 싶어
체념처럼 생각을 가두었다가도
어느 순간
불나비처럼 밤하늘에
소용돌이 일으키며
심장에 불을 붙이는 사람

붉으스레 타오르는
석양빛을 닮아
웃음이 쓸쓸했던 날들이
켸켸로 쌓여
이젠 고목처럼 거칠게
더께를 입고 있지만

소나기 같이 퍼붓는
그리움도 아프지 않았고
무던히도 긴 기다림도
힘들지 않았다고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은
여전히 철들지 않은
희미한 옛사랑의 또렷한 얼굴

나는 오늘도
프라하 노을에 젖었다
천년의 집시처럼
갈 곳은 없었지만
만나야 할 단 한 사람
그 이름을
나도 모르고 뱉고 말았다

사랑아,
차마 못 잊을 사랑아
녹슨 간판처럼
삭아 내린 무릎으로
그대 없는 이 생을
이렇게 견뎌야 하는가

비를 맞고
기다려서 만날 수 있다면
가슴이 패이도록 울어서
만날 수만 있다면
그리움에 묻힌 숱한 날들이
별처럼 솟아나
사연을 이룰 수 있다면

이젠 발음도 되지 않는
사랑했던 기억들을
어느 늦은 오후
여울지는 강물로 흩뿌리고
나는 다시 떠나야하리

흐르는 강물처럼
너에게 흐르고 싶다


*위의 그림은 집시를 모델로 그린 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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