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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의미

나에게 프라하는...

작성자카페지기|작성시간23.05.14|조회수56 목록 댓글 1

체코 프라하는
여행지 이상의 도시다.
단순한 산술적인 계산으로는 적어도 지금까지 많이 왔지만 그것만으로 내가 품고 있는 프라하의 의미를 모두 밝힐 수는 없다.
할 수만 있다면 프라하에 살고 싶다.
눈내리는 겨울과 목련 피는 봄, 그리고 만추의 볼타강가에 물드는 플라타너스를 보며 프라하의 사계를 몸에 두른 채
붉은 와인처럼 늙어가고 싶다.
미워하는 일은 빼고, 슬픔과 외로움도 잊고, 오직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일로 프라하의 365일을 채워가고 싶다. 내가 나를 위해서 가장 큰 선물을 준다면 그것은 프라하에 오래 머무는 일일 것이다.
지도 위의 프라하는 다른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파리나 비엔나 밴쿠버처럼.... 하지만 내게 와서는 특별한 도시가 된다. 마치 모든 사람이 똑 같지만 내 가슴에 들어 온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처럼!
카를교의 성인상들이나 프라하 구시청광장의 조형물들, 그리고 야경이 멋진 프라하성까지 사실 이런 외형적인 것들에는 그리 관심이 없다. 그런 것은 프라하 말고도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다.
성당 건물로 말한다면 밀라노나 피렌체의 두오모가 더 멋지고 화려하다. 강으로 말한다면 부다페스트의 도나우강이 더 아름답다. 성이라면 독일의 성들이 더 화려하고 웅장하다.
하지만 프라하엔 그 어느 도시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분위기가 있다. 집시들이 지나간 흔적과 그들이 흐느꼈던 거리에 내가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의미를 느낀다.
그래서 프라하 거리는 화려하면서도 쓸쓸하다. 프라하에서 느낌은 언제나 이중구조다. 가득하면서도 어딘가에 한 모퉁이가 비어 있다. 차고 넘치면서도 목마름과 허기가 가득히 고여 있는 곳이 프라하다.
팬더믹 3년을 제외하고 거의 20년 동안 해마다 프라하에 왔다. 길게는 한 달을 도시의 오래된 건물숲에서 집시처럼 지냈다. 갈 곳을 묻지 않고 해야할 일을 모두 밀쳐둔 채!
나는 오늘도 여전히 무엇인가 찾아 헤맨다. 마치 나의 못다한 사랑이
이곳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처럼 나에게 프라하는 그런 곳이다.
진한 그림움이 남아
이곳 어딘가에 살고있는 그녀에게
진한 향수의 체취를 남기고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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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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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순옥 | 작성시간 23.05.16 저두 프라하 너무 좋아요 사장님이
    숙소 시내에 잡아주셔서 밤에 수박사서
    광장에앉아 잘라먹던기억 오가는 사람
    들에게 한쪽씩 나누어 주었던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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