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싸보면 안다
아무리 작은 짐일지라도
여러 개를 담으면
무거워진다는 것을
떠나 본 사람은 안다
아무리 작은 짐일지라도
일단 몸에 지니게 되면
홀가분할 수가 없다는 것을
동전 한 잎
휴지 한 조각
무게나 부피와 상관 없이
그냥 존재와 소유만으로도
짐이 될 때가 있다
짐 지는 것이 싫지만
짐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책임의 짐
가난의 짐
선악의 짐
미움의 짐
사랑의 짐
그리고
숱한 인연의 짐까지
산다는 것은
짐을 지는 일이다
나는 태어났다.
나도 모르게 태어났다.
나의 의지도 없고
의미도 모른채
부모의 정을 입고 태어나 자랐다
그리고 나는 죽는다
나도 모르게 태어났듯이
의미도 모르게 죽고 말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살아 있다
죽지 않았기에
너를 보고 너를 느끼며
너를 찾아간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모르듯
내가 이 세상을
떠나는 것도 모른다
그렇다해도
정말 소중한 것은
지금 내가 살아 있다는 것!
자유를 사랑한다
방황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이 지상에 머물고
이 지상에서 만난 모든 운명들을!
창가에 햇빛이 찾아왔네요
커튼 너머가 환해요
아직 빈둥거리고
침대에 누워있어요
이것이 행복이란 걸 알았죠
내가 이렇게
살아내야 한다는 것도
그래서 저는 지금
외로운 곳에 서 있어도
외롭지 않아요
당신이 있고
그리움이 있거든요
당신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당신을
지금보다 더
사랑하고 싶습니다
당신을 좋아하고 싶습니다
당신을
지금보다 더
좋아하고 싶습니다
생각해 보니
오늘은
어제보다 더
당신이 그리웠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내일은
오늘보다 더
당신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날마다
조금씩 더
당신을 그리워하다보면
그리하여 어느 날
당신과 맞닿은
그곳에서
당신과 나의 가슴 엮어
영원을 누리겠죠
죽도록
사랑하여 죽고
미치도록
사랑하여 미치는 그날까지
날마다
조금씩
더 사랑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