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에스프레소 의미

발칸에서 오월은

작성자카페지기|작성시간23.06.01|조회수104 목록 댓글 5

오월은 내게 따스하게 살라고 귀띔해 놓고 살폿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생각해 보니 올 오월도 행복했다.
무사하게 잘 여행하니 행복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니 행복했다.
발칸에서 아름답고 멋진 곳만 찾아 다니니 우선 마음이 흐믓하다. 눈이 즐겁고 가슴이 상쾌하다.
아프지 않았고, 슬픈 소식 듣지 않았고, 타인과 다투지도 않았다. 누굴 지독하게 미워하지도 않았다.
오색의 영롱한 많은 꽃들을 보았다. 공원에서 혹은 숲길에서 길가에서...... 형형색색의 꽃들이 집시처럼 떠도는 내 영혼 위에 내려앉아 외로움을 달래주었다.
비가 그리울 때는 비를 내려주었고 햇살이 그리울 때는 햇살을 보내 주었다.
연록의 프라타너스 이파리와 잎 틔운 자작나무 숲, 그리고 노랑색의 유채들판까지......오월은 그렇게 내 곁을 지켜줬다.
귀에 익숙한 노래를 이방의 뒷길에서 들었고,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거리에서 보았고, 오흐리드 호수에 비친 설산을 보았다.
이런 나의 오월이 이제 마지막 하루 몇 시간을 남겨놓았다.
오월처럼 따스한 사람이 되고 싶다. 오월처럼 푸른 가슴을 간직한 채 살고 싶다. 오월의 잔잔한 바다처럼 살고 싶다. 오월의 갓핀 장미처럼 사랑하고 싶다.
가거라! 그리고 다시 돌아오라. 이 모습 이대로 간직한 채 돌아와 나를 안아다오.
나 또한 그대를 기다리노니 내년에 어느 곳 어디에서 다시 만나거든, 사랑했던 따스한 이 순간들을 다시 되돌려 다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주보장 | 작성시간 23.06.01 보기 좋네요ㅎ
    저도 내년에 두달 일정으로 발칸전체를 자동차로 돌아보려고 합니다ㅎ
  • 작성자해피송 | 작성시간 23.06.01 작가님 수준인데요
    글을 읽는 동안 단숨에 읽혔어요
    마음 깊이 새겨두고 싶은 글귀까지,,,
    너무 공감되는
    제 마음같은 오월 예찬 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카페지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6.02 감사합니다
    자주자주 뵐께요
  • 작성자드보라공주 | 작성시간 23.06.02 행복한 여행을 하시는 지기님 ~~ 즐거운 시간들 ~~ 되시길 바랍니다. ㅎ
  • 작성자돌고래왕 | 작성시간 23.06.03 지기님의 아름다운 여행마지막날의 모습이 상상되네요.나또한 아쉬울때가있었고 훗날을기약하며 생업에 복귀할때가 많았어요.그래도 지금은 조금은 시간에 자유로우니 장시간비행에 피곤함을느끼는 나이가 되어있드군요.그래도 나의 가장소중한 추억이 여행이니 그래도 계속해야겠지요.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