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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캠핑후기

유럽 최고봉 '엘브루즈' 등정 후기 (13.08.05~15)

작성자정수기|작성시간13.08.16|조회수8,275 목록 댓글 114

엘브루즈(5,642m)는 유럽의 최고봉입니다.

 

대부분 스위스의 몽블랑(4,807m)을 유럽 최고봉으로 알고 계시지만,

러시아의 서남쪽,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인 코카서스 산맥에 있는 엘브루즈가

공식적인 유럽 최고봉입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의 7대륙 최고봉 원정의 일환으로 엘브루즈를 다녀왔습니다.

내년엔 남미 아콩카구아에 간다고 합니다.

저도 가자고 합니다 ㅜㅜ

아마도 가야할 것 같습니다 ㅜㅜ

 

참고로 7대륙 최고봉은 아래와 같습니다.


에베레스트(아시아, 8848m)

아콩카구아(남미, 6959m)

맥킨리(북미, 6194m)

킬리만자로(아프리카, 5895m)

엘브루즈(유럽, 5642m)

칼츠텐츠(오세아니아, 4884m)

빈슨매시프(남극, 4897m)

 

-----------------------------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8시간 만에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해

이즈마일로브 호텔에서 하룻밤 묵습니다.

공항에서 시내 호텔까지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극심한 교통정체로 2시간 이상 걸립니다.

공항 근처에 노보텔 등의 호텔이 있지만

너무 비싸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음날,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비행기로 2시간 거리의 미네랄녜 보디(민보디)에 도착합니다.

 

 

민보디 공항에서 버스를 이용해 테스콜로 이동합니다.

테스콜은 엘브루즈 등반의 전초기지격인 작은 도시로

4시간 가량 소요됩니다.

 

드넓은 평야지대를 3시간 달리자

서서히 산들이 나타나며 주변 경치가 변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묵었던 테스콜(2,000m)의 체베르다 체켓 호텔입니다.

겉은 마감이 돼 있지 않아 다소 엉성하지만

내부는 깔끔하고 또 WIFI도 잘 터집니다.

제가 중간중간 글을 올린 곳도 바로 여깁니다 ^^

 

 

 

호텔을 나와 광장 쪽에 서면

코카서스 산군의 멋진 풍경과

여러 음식점, 기념품 가게 등이 보입니다.

이 곳은 겨울이 되면

수많은 스키어들이 몰리는,

우리나라의 평창과 비슷한 곳입니다.

 

 

 

 

곤돌라와 리프트를 타고 산을 오릅니다.

고도적응을 위한 것으로

2,000미터인 테스콜에서 4,800미터인 파트코브락까지

타고 걷고를 반복하며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하루에 800m 이상의 고도를 높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눠서 하느라 시간도 그만큼 많이 걸립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박배낭에 모든 장비를 싣고

테스콜에서 파트코브락까지 걸어서 올릴 수도 있습니다.

파트코브락까지 가는 시간이 2배가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캠핑을 좋아하는 오지캠핑 회원들에겐 이 방법이 더 좋아 보이네요 ^^ 

 

 

리프트를 타고 오르다 보이는

코카서스 산맥입니다.

전기를 위해 설치된 전봇대가 눈에 많이 거슬립니다.

 

 

역시 리프트를 타고 보이는

엘브루즈 동봉과 서봉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오를 곳은 왼쪽의 서봉으로

동봉은 이보다 약간 낮은 해발 5,621m 입니다.

 

 

 

 

고소적응을 위해 3,700 가라바쉬와 4800 파트코브락을 순차적으로 오릅니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워낙 싸이즈가 큰 산이다 보니

눈에는 가까와 보이는 산이  막상 걸어보면 가도가도 끝이 없습니다. ㅡㅡ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는 코카서스 산맥의 모습니다.

3,800m 산장에선 자연의 모든 모습이 경이롭기만 합니다.

 

 

 

 

 

레드폭스는 이 지역에서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입니다.

저 컨테이너에 모두 16명이 잘 수 있습니다.

참 아슬아슬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

 

 

 

 

오지캠핑 회원님들이 좋아할 것 같아

캠핑하는 사람들을 좀 찍어 왔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박배낭으로 조금씩 고도를 올리며 진행하면

시간은 좀 더디지만, 확실한 고소적응과 여유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중에 엘브루즈 모임을 하게 되면 이 방식이 좋을 것 같습니다. ㅋ

(참고로, 이 지역엔 포터가 없습니다. 모두 자신의 힘으로...^^)

 

 

 

 

 

이 곳이 그 유명한 배럴산장입니다.

석유를 담을 때 쓰이는 통 같아 이름 붙여졌습니다.

한 숙소 당 10여 명이 잘 수 있는데

핫 시즌이라 저희는 못 들어갔네요.

 

 

 

 

 

 

 

 

 

 

드디어 내일 오를 엘브루즈를 다시 한 번 바라봅니다.

눈으로 보면 금방 갔다올 것 같은데...^^

컨디션도 좋고, 내일이 기대됩니다.

 

 

 

 

드디어 정상 공격 날,

오전 02시, 설상차를 타고 고소적응을 했던 4,800m 파트코브락까지 오릅니다.

03시부터 본격적인 등반을 시작하고

05시, 서서히 동이 트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바람도 없고 화창한 날씨에 진행속도도 괜찮습니다.

가이드의 말로는 최고의 날을 잡았다고 하더군요. ^^

 

 

 

 

 

 

참고로, 엘브루즈 등정에 꼭 필요한 장비로는

 

고소모자

헤드랜턴

선글라스

바라클라바

고소내의

동계의류

우모점퍼

장갑 2겹

방수바지

설상화(이중화)

아이젠(12발 이상)

하네스

확보줄

스패츠

스틱

보온물통

행동식

 

등입니다.

고산이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

 

 

 

 

 

 

 

 

 

 

4,800 파트코브락을 지나 08시

동봉과 서봉 사이 5,416 새들에 도착합니다.

해발고도 5천을 넘으니

머리는 깨질 것 같고, 정신은 멍해지고, 한발짝 움직이고 한번 숨쉬어야 할만큼 힘듭니다.

벌써 5명 정도가 낙오돼 하산길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정상을 안 갈 수 없습니다.

가이드 말이 이때까지 정상을 찍은 기자나 PD가 한명도 없다고 합니다.

저까지 그럴 수는 없습니다.

모든 정신을 오로지 걷는 데에만 집중합니다.

 

 

 

 

 

서울시조난구조대장으로 계신 구은수 대장이

힘을 북돋아 줍니다.

이번 등정에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드디어 산행 8시간 만에

엘브루즈 정상에 섰습니다.

유럽대륙이 모두 발 밑에 있습니다.

 

눈물이 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감정이 복받쳐 오릅니다.

왜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포기하지 않고 올라온 내 자신이 대견스러워서,

가슴 벅찬 광경 때문에,

함께 한 동료들에 대한 감사함때문에,

사랑하는 가족과 응원해주신 오지캠핑 회원분들이 감사해서...

 

이유야 어찌됐던

이렇게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는 게

저에겐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

엘브루즈는 저에게 '뜨거움'을 안겨 줬습니다.

그 길을 열어준 엘브루즈에 감사 드립니다.

또 신명나는 응원으로 힘을 불어 넣어주신 여러분께도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음악은 표시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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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액션플레이어 | 작성시간 13.11.24 ㅎㅎ 그럼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가야죠~~~
    그런데 겨울에는 난이도가 좀 있어서 저도 잘 움직이지 않아서요~ ㅋ 겨울은 비박이나 사부작사부작 댕기다가 따신 봄날 본격적으로다가 야생을 체험하러 가시죠~~ ㅋ 지대로된 산삼삼계탕 맛 보셔야죠 ~~^^*
  • 작성자짬구 | 작성시간 13.12.02 멋진 정수기님....캬~~~
  • 답댓글 작성자정수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12.04 아니~짬구님~~
    이게 얼마만입니까? ㅎㅎ
    요새도 계속 바쁘신가요?
    함 뵈얄텐데 말이죠...^^
  • 작성자편지 | 작성시간 15.11.13 정수기님 건재하시네요...
    난 언제나 져기 져기 눈밭에 집한번져볼수있을런지...
  • 답댓글 작성자정수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12.07 편지님~
    그냥 쓩~하고 날라가서
    휙~하고 지으시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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