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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포크음악 [멜론에서 퍼옴]

작성자주문|작성시간06.06.03|조회수1,026 목록 댓글 1




포크는 통기타 한 대로 하는 음악이라는 점에서 말 그대로 흔히 말하는 인디 음악이 된다. 요즈음 그러한 자가 제작, 가내 수공업적 방식의 포크들이 눈에 띈다. 이는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 테크놀러지의 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들이다. 이때 어떤 경우 음원을 담은 것은 CD나 카세트테이프 같은 유형의 물건이 아니라 ‘디지털 파일’ 형태이다. 뮤지션은 컴퓨터를 적극 활용해 음악을 만들고 이를 인터넷에서 홍보하며 청취자는 온라인 음악감상 사이트에서 구매하고 감상한다. 말하자면 시대의 흐름에 맞게 포크 음악을 만드는 ‘시스템’이 변화한 것이다.

봉성씨라고 불리는 뮤지션의 음악을 들어보자. 그가 운영하는 ‘쌈마이 레이블’은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온라인 문화 예술 종합레이블’을 표방하고 있는데 봉성씨 외에도 다른 회원들이 음악방, 그림방에 자신들의 작품을 올릴 수 있다. 이 카페에는 자신이 만든 습작들은 물론, 디지털 음반의 홍보도 이루어진다.

이처럼 자가 제작하고 자체 판매하며 수공업적 방식으로 홍보하는 음악 시스템은 전통적인 포크(나아가 음악)와는 다소 다른 모습을 띈다. 그렇지만 이런 음악에도 변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바로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한 심플하면서도 소박한 음악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또한 이를 통해 수용자와 생산자가 직접 만나는 투명한 의사소통을 지향한다는 점 역시 고전적인 개념의 포크가 지향하는 바로 그것이다.

이상에서 소개한 음악들은 대개 감상적이고 서정적인 무드를 강조하고 있다. 봉성씨는 (루시드폴을 연상시키는 모던 록 풍의) 섬약한 소년의 목소리로 그려내는 섬세한 필치의 수채화 같다(가령 ‘비오는 아침’처럼). .



이제 다른 식으로 포크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최신 포크 음악을 들어볼 차례다. 김C와 육봉달(개그맨 박휘순) 캐릭터가 삽입된 플래시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를 본 사람들이라면 진솔하고 소박한 느낌의 ‘장사하자’ 노래를 잊지 못할 것이다. 이 노래의 주인공은 하찌와 TJ이다. 50대 중년 일본인과 20대 청년 한국인으로 구성된, 나이와 국적을 불문한 특이한 포크 듀오이다. 싱글에 이어 얼마 전 정규 앨범 [행복]을 냈다.

이들이 나이와 국적만 넘나드는 것이 아니다. 포크라는 테두리를 가지고 있지만 다양한 장르가 교차한다. 트로트 풍이 삽입된 ‘장사하자’, 하와이언 스타일 ‘남쪽 끝섬’, 일본이나 한국전통음악 어딘가에 위치한 ‘백사장’ 등 다양한 음악 장르가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포크라는 음악 테두리를 가진 소박한 음악들이지만. 또한 그들이 표방하는 것은 진솔하면서도 소박한, 말 그대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일상에서 오는 ‘행복’을 노래한다.

이상의 포크에도 모던 록이라던가 트로트나 다른 음악들이 들어가 있지만 귀에 거스르지 않는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한 사운드가 중심이 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고전적인 포크의 자장을 다른 식으로 넘는, 현대적인 느낌의 포크도 있다. 다시 말해 어쿠스틱 사운드 중심의 포크가 아닌 다른 음향들이 포함된 것이다.

원맨 프로젝트 Blue315를 들어보자. 이는 오랫동안 인디 음악 씬에서 앨범 프로듀서, 엔지니어로, 그리고 ‘12 Monkeys Records’라는 독립 음반사의 운영자로 활동해 온 류호성이 직접 음악을 만든 산물이다. 그런데 그의 음악은 사실 엄밀히 말해 포크가 아니다. 일렉트로닉한 음향이 있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떤 곡들에는 분명 그 기원에 포크가 중심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피처링을 한 게스트 보컬들을 봐도 그렇다. EP [Autumn In 29 Part 1]에서 ‘Again 20’에서는 조동진과 조동익이 수장으로 있는 ‘하나뮤직’의 간판 보컬 오소영이, ‘Smile to Someone’에는 동물원 박기영이 보컬을 맡고 있다.




한편, 기성의 음악을 거부하고, 보다 현실 비판적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도 포크 음악을 택한다. 여기서 메시지를 강조하는 포크의 본향을 알 수 있다. 현실 비판적 성향의 가수들만이 아니라 대개의 포크 가수들은 메시지를 강조한다. 간단한 반주의 포크가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로 보컬의 목소리인테, 이는 바로 가수가 부르는 가사의 메시지 전달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 메시지/가사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경향은 시를 노랫말로 채용하는 데서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시와 노래의 만남’을 모토로한 이들이 모인 곳이 ‘나팔꽃’ 동인이 그러한 전형적 사례. 1999년 봄에 창립되어 현재까지 몇 장의 시 노래 앨범을 발표했으며 수차례 공연을 펼친 바 있다. 시인 및 가수들(김용택, 정호승, 도종환, 안도현, 백창우, 김원중, 김현성, 홍순관, 류형선, 이지상, 안치환 등)의 협동의 산물이다. 이런 산물로 2000년 북시디 1집 이후 몇 장이 나왔는데 세 번째 북시디인 [너를 향한 그리움은 어디서 오는지]에도 이지상이 부른 ‘너를 향한 그리움’ 등 김용택 시인의 시를 중심으로 정희성, 나희덕 등의 시에 붙인 곡들이 실려 있다. 이런 동인이 아니더라도 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가수들이 있다. 안치환 역시 김남주 시인의 시에 붙인 노래들로 유명하다. 최근의 사례로는 최현석의 두 번째 앨범 [‘98 서울역/죽편-여행]이 있는데 마종기, 백창우, 정호승 등 다수의 시들이 노래에 실려있다.

이외에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손병휘, 손현숙이나, 노래를찾는사람들 출신 가수로 문진오, 작년 오랜만에 음반을 발표한 윤선애 등이 ‘현실참여적’ 포크 계열 뮤지션들일 것이다.

(그밖에 세칭 7080 세대들의 포크는 여전히 포크의 대명사이다. 김민기, 어니언스, 한대수, 양병집, 김두수 등... 그밖에 김광석, 자전거 탄 풍경, 여행스케치 같은 이들의 음악은 고정적으로 사랑받는 포크음악들이었다.)



이처럼 포크에는 변하지 않은 듯 변한 것이 있고, 변한 듯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이상의 변모 속에서도 오랜 세월 사랑 받아온 음악이 포크이다. 무엇보다 소박한 음악 가운데에 언제나 가슴을 울리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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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사이 | 작성시간 06.11.08 음악 평론가들은 (당연히!)음악을 많이 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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