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취향 Y의 앨범 리뷰에서 발췌
티 사운드(T-sound)『T-sound Vol.2(EP)』
엠넷미디어 / 2011. 01.
흰 도화지에 그린 메시지의 향연
티 사운드(T-sound)의 음악은 딱히 규정짓기 힘든 무언가가 있다. 처음엔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는 밴드인 줄로만 알았다. 그들의 음악적 색이나 그들의 이미지가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두 번째 앨범『T-sound Vol.2(EP)』를 듣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티 사운드는 애초에 색이 없는, 흰 도화지를 자신의 색으로 만들려 했던 것이다.
20대일 때 특정 장르의 음악이 음악의 전부인 줄로만 알았다. 메탈이면 메탈, 펑크면 펑크. 이것이 음악의 전부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으로써 차츰 음악을 듣는 귀가 점점 넓어지게 되었고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음악들이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티 사운드는 자신들이 들었던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자신들의 음악에 녹이는데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인다. 첫 앨범 때도 그랬고 특히『T-sound Vol.2(EP)』에선 하이브리드적인 요소가 많이 느껴진다. 신, 구의 조화랄까. 지금의 30, 40대를 자극했던 80, 90년대 음악의 느낌과 2000년대 음악의 느낌이 섞여 들어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융합에서 그들이 말하는 메시지는 뚜렷하다. 눈치 보지 않고 꾸밈없이 할 말은 한다. 학교사회에 대한 비판, 가진 자들에 대한 풍자, 청년실업, 촛불 시위, 이혼 등등 그들이 말하는 메시지는 일반 가요에서 찾아보기 힘든 메시지들이다.
이러한 메시지를 토대로 그들은 자신만의 음악을 풀어간다. 보컬 양의영은 종잡을 수 없는 보컬 스타일로 각 곡에 맞게 음악을 표현해 나간다. ‘지하철이 떠났다‘처럼 가요풍의 노래 스타일로 갔다가 ’터프가이들은 잔돈을 싫어해‘처럼 힘 있게 들어가기도 하고, ’우리는 왜‘처럼 시원스럽게 샤우팅을 내지르기도 한다. 그리고 ’파놉티콘‘, ’나의 숨소리‘처럼 특유의 랩핑으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표현해낸다.
여기에 드럼 주선태가 락 본연의 시원한 드러밍으로 뒷받침을 해준다. 리듬감 있는 드러밍과 파워 넘치는 락 드러밍이 합쳐져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한다. 더불어 기타 노형석이 적재적소에서 감각적이고 멜로디컬한 기타솔로를 터뜨리면서 그들의 음악은 완성된다. 그들의 음악은 정통 락이라고 볼 순 없지만 락밴드의 정체성은 잃지 않으려 한 것이다.
2000년도 초반 랩메틀이 유행했던 때가 있었다. 림프 비즈킷(Limp Bizkit), 린킨 파크(Linkin Park)등 다양한 밴드들이 힙합과 락을 결합하였다. 하지만 랩메틀은 얼마 지나지 않아 파국을 맞게 되었고, 최근 들어 랩을 하는 밴드들은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그런데 티사운드는 밴드 음악에 랩을 끼워들고 나왔다. 이것은 단순히 시류가 지난 랩메틀이라는 랩과 락의 결합이 아니다. 그들은 랩을 메시지적인 요소로써 써먹는다. 그들이 쓴 가사나 내세우는 모티브 ‘우리의 노래로 세상이 조금씩 변하는 그날까지’등을 보면 90년대 RATM을 떠오르게 만든다.
지금은 아직 신인 아닌 신인이지만, 그들의 음악은 매력적이다. 자신들의 뚜렷한 메시지를 잃지 않으며 꾸준히 앨범을 낸다면 티 사운드라는 이름이 음악 씬에서 확고히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매 앨범마다 어떤 음악을 들고 나올지 기대감에 우리의 밤잠을 설치게 할 수도 있다. 누가 알 것인가? 혹시 티 사운드가 한국의 RATM이 될 지.
● 공식 홈페이지
http://club.cyworld.com/Tsound
● 수록곡
01. 더블 플레이
02. 에필로그(2月)
03. 우리는 왜
04. 나의 숨소리
● 멤버
양의영 - Vocal
노형석 - Guitars
강보라 - Bass
선 희 - Keyboards
주선태 - Dru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