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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밭(田)

작성자민병옥|작성시간18.07.29|조회수214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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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부가 이른 봄에 씨를 뿌리면 싹이 트고 자라 열매를 맺어 여름에는 거두어들인다. 농부의 노력과 밭의 상태에 따라 수확이 달라진다.

   옛 시골에 살 때, 아버지를 따라 산 밑 높드리에 논밭을 개간하여 농사를 지은 기억이 떠오른다. 처음 밭을 일굴 때 돌도 주워내고 거름도 주어 토양을 살찌워 가꾸었다. 몇 해를 거듭하고 나니 옥전(玉田)이 되었다. 이렇게 농부의 일손 노력에 따라 정직하게 대가가 돌아왔다. 옛 속담에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다. 또 성경말씀에도 사람은 자기가 뿌린 것을 거두는 법이다.”(갈라 6,7)하셨다.

    당시에는 밭()보다는 쌀이 나오는 논()을 더 귀하게 여겼다. 하늘의 비를 기다리며 밭을 논으로 만들어 벼를 가꾸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논이 다시 밭으로 변하여 특수작물인 과일을 생산하여 수익을 몇 배로 올리고 있다. 이처럼 농부의 노력에 따라 열매의 수확은 확연히 달라진다.

   옛날과 달리 현대를 사는 우리도 자식에게 관심과 노력을 얼마나 쏟아붓느냐에 따라 결과가 많이 달라진다. 그 열성에 따라 자식의 장래가 달라지기도 한다. 법관 집안에 법관이, 의사 집안에 의사가, 신앙이 깊은 집안에 성직자가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개천에 용 난다.’는 말은 옛말이 되고 말았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씨 뿌리는 사람에 비유하여 가르치셨다. 돌밭, 가시덤불, 좋은 밭에 따라 거두어들이는 열매는 달라진다고 하셨다. 일상에서 우리의 밭(마음)을 어떻게 가꾸어 씨(말씀)를 뿌리느냐에 따라 수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말씀은 매 순간 다양하게 우리에게 뿌려진다. 우리의 마음 밭이 어떤 상태냐에 따라 영적 성장이 결정된다. 말씀을 듣고도 무관심한 사람, 어려움이나 고통으로 외면하는 사람, 새겨듣지만 세상 물욕에 빠져 올바르지 못한 사람, 마음에 새겨 기쁘고 즐겁게 사는 사람 등 다양하다. 밭은 가꾸기에 따라 언제나 달라진다. 누구나 마음 밭에 좋은 말씀을 받아들여 많은 열매를 맺게도 할 수 있다.

   좋은 밭이 되도록 농부가 날만 새면 일터로 나가 가꾸듯 하느님을 향한 믿음이 습관화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습관화된 습성이 본성이고 영성이 된다. 영성은 하느님의 본성이며 그 노력이 신심 활동으로 이어져 하느님의 본성과 닮아진다. 그러한 과정이 신앙생활이다. 신심 활동의 목적은 레지오나 제 단체의 활동을 통해서 습관화하여 영성을 기르는 데 있지 않을까.

   우리의 결심과 노력에 따라 마음 밭에 말씀의 씨앗을 받아들여 잘 가꾸어 많은 열매를 맺게 될 것이므로 평소에 마음이라는 그릇을 잘 닦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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