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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벗겨진 검정 화강암_마3:8~10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23.03.12|조회수81 목록 댓글 0

권력에 숙이면 편안합니다. 악마는 예수에게 권력에 절하라고 유혹합니다. 성전을 지배하는 종교 권력에 고개 숙이면 얻을 것이 많습니다. 지중해를 장악한 로마 군대에 고개 숙이면 누릴 것이 많습니다. 권력에 절하는 자에게 세상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주겠다는 악마의 유혹은 거짓이 아닙니다. 예수께선 거절하십니다. “사탄아 물러가라 하나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기라 말씀하십니다.
 
영국사람 어니스트 베델(Ernest Thomas Bethell, 1872-1909)1904년 러일전쟁을 취재하러 한국에 왔습니다. 당시 영국과 일본은 동맹 관계였습니다. 영국의 국익에 맞춘다면, 일본의 보도지침을 따르면 될 것입니다. 베델은 영국 사람이 아니라 기자로 살았습니다. 양기탁과 함께 대한매일신보(Korea Daily News)를 창간하고, 신문사 입구에 개와 일본인의 출입을 금한다고 써붙입니다. 1907년 즈음, 활동하던 의병들의 활약을 신문에 실어 해외에 일본제국에 저항하는 의병들의 활약을 전했습니다. 일본이 이를 영국에 항의하자, 영국은 기자 베델을 재판에 넘겨 6개월 금고형을 내립니다. 감옥생활을 마치고, 베델은 37세로 죽습니다. 양회진외국인묘원에 묻힐 때, 장지연이 추모비를 썼는데, 일제 당국은 검은 화강암에 새겨진 비문을 하얗게 벗겨버립니다. 하얗게 벗겨진 검정 화강암은, 피부가 벗겨져 순교한 바돌로매 같습니다.
 

베델이 창간한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의병 사진

 
악한 권력이 목줄을 매려할 때, 거칠게 저항하면 해를 입기도 합니다. 해를 입어 상하고 벗겨진 목이 하나님께서 주신 훈장일 수 있습니다. 달콤한 권력이 접시를 차려줄 때, 순하게 고개 숙이면 배를 불릴 수도 있습니다. 여유 있는 생활과 태깔 고운 겉모습은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선 죄인의 수의일 수 있습니다.
 
악마는 유혹합니다. 순하게 목줄을 차고 접시를 핥으면 천하만국을 얻을 수 있다고 속삭입니다. 악마는 현실적입니다. 악마의 유혹은 현인의 조언 같습니다. 악마를 따라가야, 가족의 안녕이 보장됩니다. 옛날 첫 사람을 유혹했다는 뱀은 왕관을 쓴 지혜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악마는 혀를 날름거리며 독을 쏘아대며 무섭게 접근하지 않습니다. 매혹적인 모습과 사상으로 악마는 세상을 지배합니다.
 
어떤 명품은 구매자의 소득 수준을 확인한 후에 판매한다고 합니다. 소위 명품이라는 물건들은 사용 가치보다 상품 가치가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지나치게 상품 가치가 높은 물건을 지니는 것으로 소득을 증명케 합니다. 고소득 계층이라는 걸 드러내는 장치가, 이른바 명품입니다. ‘명품개 같은 소득의 상징입니다. 악마에게 순순히 목을 늘어뜨려 받은 목줄입니다. 악마가 차려 준 접시에 고개를 처박고 얻은 윤기 나는 털입니다.
 
성서는 특정한 음식을 금합니다. 대표적인 게 돼지고기인데요. 당시 돼지는 물웅덩이가 있는 곳에서만 키울 수 있었고, 젖도 가죽도 얻을 수 없는데다, 사람이 탈 수도 밭을 갈 수도 없는, 오직 식용이라, 무척 귀했습니다. 서민들은 구경하기도 힘든 음식이 돼지고기였습니다. 소위 명품을 지닌 자들만이 먹을 수 있는 식재료가 돼지였습니다.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는 금령은 사치와 허영을 경계하라는 뜻이겠습니다. 
 
하나님께서 특정한 것을 금하시는 건 거기에 매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악마가 차려준 접시에 고개 박지 않아야 자유롭습니다. 악마가 매주는 화려한 목줄을 거절해야 자유롭습니다.
 
진실로 하나님을 믿으면, 자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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