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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송이 (김기현 요한) 신부 / 연중 제28주간 월요일 - 부족한 강론이라도 잘 들어봅시다.

작성자요한나|작성시간17.10.16|조회수26 목록 댓글 0

연중 제28주간 월요일

루카 복음 11장 29~32절


부족한 강론이라도 잘 들어봅시다.


어제 학사님과 잠깐 티비를 봤습니다.

동계올림픽이 하는지 채널을 돌려보다가, 개신교 방송을 보게 되었습니다.

신교 목사님이 열정적으로 원고도 보지 않고 설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채널을 하나 더 돌리니까, 평화방송이 나왔습니다.

평화방송에서는 어떤 신부님이 원고를 보며 딱딱한 느낌으로 성사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계셨습니다.


신부님의 모습을 보면서, ‘저 모습이 내 모습이구나...

지금 내가 저 신부님에게서 느끼는 지루함과 딱딱함을 신자들도 똑같이 느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반성이 되었습니다.


개신교는 사람들을 끌어 모아야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어떤 교회로 모이는 가장 큰 이유는 목사님의 설교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목사의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았다. 그 목사의 설교가 정말 좋더라.’

하는 소문이 퍼지면, 많은 사람들이 그 교회로 모여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목사님들은 설교 하는 것에 목숨을 건다고 합니다.


전주교구의 이병호 주교님도 강론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깨달음이 있으셨나 봅니다.

그러한 마음과 의지를 신학교 교수 신부님들과 이야기했고,

지금 전주교구에 있는 신학교는 ‘강론 잘 하는 신부’를 만드는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주교님도 강론을 잘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신다고 합니다.

매일 복음 말씀을 외우고, 목을 풀기 위해서 매일 한 시간 정도 노래를 부르며 소리를 지르고,

발음을 정확히 하는 연습들을 하신다고 합니다.


저도 나름대로 강론을 위한 준비들을 합니다.

복음을 묵상하고 관련된 주제의 책들을 읽고 강론을 쓰고 원고를 반복해서 읽어봅니다.


그리고 작년에 신부가 되고나서는 원고를 보는 비율을 줄이겠다는 다짐을 하고나서

몇 달간 원고를 보지 않다가 포기했는데, 요즘 다시 시도해 보려고 노력중입니다.


어쨌든 강론을 열심히 준비하는 이유는

요나 예언서에 나오는 니네베 사람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듯이,

강론을 듣는 신자들이 강론을 듣고 나서 조금이라도

변화된 모습으로 살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기도 안 하던 사람이 기도하고,

말씀을 안 읽던 사람이 말씀을 읽고,

봉사하지 않던 사람이 봉사하고,

느님 앞에서 교만했던 사람이 하느님 앞에 엎드려 죄를 뉘우치는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희망하며 강론을 준비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에 집착하면,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고 무력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처음 강론을 할 때 그러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강론 내용도 부실한 것 같고, 강론을 선포하는 목소리나 표정도

그리 좋지 않다는 느낌 때문에 강론대 앞에 서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강론대 앞에 서기 전에 성체 안에 예수님이 굉장히 크게 느껴지는

체험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강론을 내가 잘 하지 못해도, 성찬의 전례에서 만나게 될 예수님이

사람들을 변화시켜 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부족한 강론에 대한 부담감이 줄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강론을 유창하게 잘하지 못하는 신부님의 강론이라도 잘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강론이지만 잘 뒤져보면 하느님의 메시지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더 큰 변화를 만들어 내시는 분은 주님이시라는 것을 기억할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루카 11,32ㄴ)


인천교구 밤송이(김기현 요한) 신부


= 가톨릭 사랑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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