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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참 좋네요.

작성자아스라|작성시간16.03.14|조회수60 목록 댓글 2

봄, 짧은 낮잠


조미희




우주 쇼를 본다
겨울 동안의 긴 게으름, 그리고 세수, 눈 녹은 화단 한 평으로 얼굴을 닦는다

실눈 틈으로 여린 뿌리 하나 들어온다 작은 씨앗들이 폭발하고 팽창하고 골목의 단단하던 보도블록이 출렁! 희끄무레하던 골목이 날아오른다 무릎까진 듯 빨간 봄, 누군가 입김을 불고 있다는 느낌

투명한 곤충들이 날아오른다
바람은 대지의 혈관을 타고 흐르다가 수명을 다하고 꽃잎은 나비로 환생하는 변태를 꿈꾼다 팔랑!

설익은 소년과 소녀의 반팔 위로 푸른 소름을 옮겨 받은 노인들의 눈동자가 잠시 꾸는 꿈, 한껏 허공을 쥐어 잡는 이름 모를 풀들의 악력이 눈물처럼 커지는 가혹

구름이라는 짧은 베개 위에서 후드득 씨앗봉투에 인쇄된 종들의 가계家系를 흠모하며 잡초들이 다발성 모의를 시작하는 어느 봄날의 절정에서 초신성의 꽃들이 앞뒤를 다투며 터지는 봄, 칸이 모자란 사다리
설핏 엿본 우주 목련 그리고 목련,

이름을 가진 봄날의 꽃들은 우주를 떠도는 각기 다른 별이라는 것
내 낮잠까지 흘러왔다 문득, 서로 부딪혔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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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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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연계 | 작성시간 16.03.14 오늘의 봄날이 시를품고.....
    잘 읽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아스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3.14 연계님 오늘 작품 올려주세요! 보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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