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족암 글/ 松山 차원대
말하지 말라 했다
책장 속에 묻혀 버린 역사의 그림자는 토막토막 칼질을 당하고 깊이 팬 발자국에는 굵은 여운을 남기며 추억의 거품들을 뿜어내어 긴 사슬을 만들어 가고 한 겹 두 겹 벗겨지는 껍질 속에서 수만 년 흔적들을 들춰내며 뼈다귀의 숨소리를 들으려는 얄미운 파도와 바람이 원망스럽지만 성채처럼 꿋꿋이 버티며 세월만을 곱씹을 뿐 우리의 싸라기 같은 나날도 바람에 묻혀가 어느 언덕배기에 조그만 무덤이라도 만든다면 언젠가 파헤쳐지는 날 아름다운 무늬로 남아 있을까 부질없는 일이겠지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을
작가노트; 경남 고성군 하이면의 바닷가에는 공룡들의 발자국이 많이 남아 있어서 신비롭기만 합니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