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꽃 피는 계절에 / 청송 권규학
대동지*와 용전지* 입구
낙대폭포* 가는 길섶
폭죽이 터지듯
개울가 하늘 가득
이팝꽃이 팝콘을 튀긴다
내 어릴 적
기아(飢餓)에서 자유롭지 못한 시절
하얀 이팝꽃 바라보고
물 한 모금 마시며 허기를 달랬던
그 아름답지 못한 기억을 떠올린다
내 아버지는 꽃을 따 오셨다
이팝꽃 아카시꽃 하얀 꽃잎
어머니는 물 한 바가지 내미셨다
꽃잎을 씹으며 목이 매이지 않도록
그저 물 한 바가지에 사랑을 담았다
이팝꽃 피는 계절이 오면
그때 그 시절의 기억에 몽매한* 마음
쌀이 남아 처리 곤란인 요즘
쌀밥 한 톨 구경할 수 없었던 날
그 옛 기억에 마음만 서글픈.(240507)
* 대동지 : 청도군 화양읍 범곡리 소재의 약 6~7천평 규모의 소류지로 초록색(옥색) 빛깔을 띠는 저수지
* 용전지 : 청도군 화양읍 범곡리 소재, 대동지 맞은 편의 약 5천평 규모의 소류지로 황록색 빛깔을 띠는 저수지
* 낙대폭포 : 화양읍 범곡리 산120-9에 소재한 청도8경 중 제7경인 폭포
* 몽매한 : 어리석고 사리에 어두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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