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bORrBxIAlt8?si=od3wbzsIqOUtVTCk
[봄초록]
산에 과수원이 있으면 겨울에는 표가 확 난다. 과수원이 있는 자리의 과실수들은, 키가 그리 크지도 않고 가을에 많은 수확을 해선지, 겨울 되면 잎도 없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헐벗은 것이 좀 보기가 안 좋다.
몇 해 전 봄, 가족여행을 다녀오는데, 겨울에 과실수로 휑하던 산이 파릇파릇한 초록빛 일색이다. 봄이 되니 과실수의 앙상한 가지에도 초록빛 싹이 터, 초록빛 산과 어우러져 초록빛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앙상한 과실수들이, 햇살의 따스한 미소, 봄비의 촉촉한 키스, 바람의 황홀한 속삭임에 한껏 고무되니, 말라버린 줄기에 생기가 돌고 초록빛 싹을 틔워, 온 산이 초록색이 되고 온 들이 화사하다.
봄 되면 기승을 부리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벌떼처럼 달려들어 괴롭혀도, 살랑살랑 봄바람이 털어주고, 촉촉한 봄비가 구석구석 씻어주고, 포근한 햇살이 화사하게 밝혀주니, 초록빛이 더욱 투명하게 빛난다. 꽃샘추위, 황사와 미세먼지, 바이러스가 제아무리 심술을 부려도, 봄초록은 결코 빛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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