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ㅡㅡㅡㅡㅡㅡ
절창이다.
보지 않는 듯 하면서 다 보고 계셨구나.
어려운 말 하나 쓰지 않고 깊은 곳을 찌른다.
이 시에서 '낙타'는 세상사를 초월해 살아가는 존재를 말한다.
삶이란
복잡하거나 거창한 것이 아닌,
그저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이
가슴에 박힌다.
'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 가장 가엾은 사람' 은
시인이 생각하는
'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온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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