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절 / 솔향/손숙자
답답한 마음에 유별스럽게 슬피 우는
낯선 바람 따라 길을 나섰다
하늘은 무너져 내리고
세상은 제정신이 아닌 듯 돌고
만만한 게 아니란 걸 알았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 마음 한곳을 난도질하듯
아픔을 겪는 이유는 뭘까?
겨우 잡은 희망은 떠나려 하고
좌절이 먼저 찾아오니 맘 편히 머물 곳 없구나
뜻이 같아 그곳에 안주하려 하였으나
그것 또한 운명이런가
짧은 인연이 참으로 허하다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 희망에 부풀어
마음 붙일 곳 찾았지만 내겐 허상일 뿐
모든 것이 물거픔이라 갈피를 붙잡아 둘 수 없다.
23.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