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별 그리고 봄 / 니콜 정옥란
그대 밟고 간 겨울 그림자
배반당한 연인처럼 두꺼운 응달에 떨며
찬바람에 헤매던 그대 숱한
인고의 나날
마른 나뭇가지마다
부풀어 오르는 꽃순에서
퇴각하는 그대의 안쓰러운 모습을 본다
단절된 체 다 못 맺은 사랑의 상흔일랑
뜨거운 눈물에 씻어보는 겨울 석훈
그 끄트머리에서 묶어 두었던
시련과 극기와 인내 끝에 얻은
승리의 실밥을 풀며
가는 그대
마음 섧지 아니한 건
등 기댄 창가
바람과 햇살의 이야기가
하루 종일 따스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