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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작성자김종일목사|작성시간22.07.16|조회수27 목록 댓글 0

농담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시인 이문재의 시 「농담」 전문입니다. 

아름다운 것을 보며 맛난 것을 먹으면서 한 열 사람쯤의 얼굴이 떠오

르지 않으면 자신의 삶을 한 번 의심해 봐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열 사람은커녕 다섯 사람도,  아니 어쩌면 한 사람도 제대로 떠올려 

보지 못하는 사람.  이 시에 의하면 그는 정말 강한 사람이었거나 외

로운 사람입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그러한 사람은 나쁜 사람이

다”고 했으면 얼마나 황망할까요.  

그런데 생각나는 사람이 백 사람이라고 하면  ‘농담’이라고 할까요?  

이렇게 진지한 이야기의 제목이 왜  ‘농담’ 일까요?  늘 자신의 말이 

참 말이라는 세상 속에서 참 말을 하면서도 겸손하게 농담이라고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아마 덜 아팠기에 농담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제 몸을 더 세게 때려 울려 

퍼지게 하거나, 자신을 말끔하게 비워 더 큰 울림을 만들어야 합니다. 

때리는 것도,  깎고 비워내는 것도,  정말로 강한 사람이나 할 수 있

는건데.  울림 없는 종 같은 자신을 농담 같은 삶이라고 한 것일까요. 

“예루살렘 딸들아 너희에게 내가 부탁한다. 너희가 내 사랑하는 자를 

만나거든 내가 사랑하므로 병이 났다고 하려무나.”(아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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