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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에 파직이라니

작성자추월( 가을달 )|작성시간18.09.24|조회수263 목록 댓글 3

조선 오백년!
초롱초롱 박철홍의 역사는 흐른다! 148

번외편

술 한 잔에 파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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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 추석이라 우선 추석인사 부터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박철홍 전 도의원입니다.

우리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입니다.

유난히 무더웠던 지난 여름, 심신에 새로운 활력이 불어넣어지는 한가위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는 8년간의 전남도의회 의정생활을 뒤로하고
담양군청 '참여소통담당관'으로 지난 월요일부터 출근하여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참여소통'이라는 제가 맡은 바 직분에 충실하여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담양군정과 관련 소통에 관련돼서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성실히 응답하겠습니다.^^

2018.9.23. 추석 전날
- 참여소통담당관 박철홍 올림 -

********************

어제부터 즐거운 연휴가 시작된 만큼 오늘 역사 글 주제는
조금 색다른 것을 올려봅니다.

우리민족이 원래는 흥과 해학이 넘치고 언제든지 풍류를 즐길줄 아는 민족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지나치게 풍속을 규제하여 똥구먹 호박씨들만 양산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그런 아쉬움으로 쓴 글입니다.^^♡

*********************

술 한 잔에 파직이라니....

조선 중기의 시인 임제가 서도 병마사로 임명돼 임지로 가던길이었다.

그는 황진이의 무덤 곁을 지날 때 황진이 죽음을 애도하며 시 한 수를 지어 낭송했다.

청초(靑草)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
홍안(紅顔)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盞)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슬허하노라

그리고 술 한 잔을 따랐다.
그러나 그 일이 조정에 보고돼 임제가
임지에 도착 하기도전에 파직되고 말았다.

사대부의 체통을 떨어뜨렸다는 것이 이유였다.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베어내어
춘풍 이불 아래 서리서리 넣었다가
님 오신 날 밤이어든 굽이굽이 펴리라

청산리 벽계수(靑山裏 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一到蒼海)하면 돌아오기 어려우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얼마 전 방영된 황진이라는 드라마가 아니라고 해도
이런 시를 쓸 수 있는 여자,
그러면서도 조선 최고의 미인이자
오랜 세월 조선 뭇 남성의 애간장을 끓게 만든 여자,
그런 여자의 무덤 앞을 지나면서....

술 한 잔 따르며 임제가 읊었던 그 멋진 시는 아닐지라도
노래 가락이라도 한 소절 흥얼거리지 않는다면
어찌 조선의 풍류남아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사대부체통 운운하며 멋진 풍류남아를 파직시킨 도덕적 이상주의에 빠져버린 그 당시 조선사회 지도층인 사대부들의 쩨쩨함이 너무나 싫어진다.

사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조선 전기 이전 즉 수양대군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기 이전까지는 우리 남녀풍속도가 그렇게 까탈스럽진 않았다.

현대에 와서도 박정희, 전두환이 그랬지만
요상한 방법으로 정권을 잡은 이들은 도둑 놈 제발 저려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도덕이니 정의니 하는 것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사회정화를 제일 먼저 착수한다.

그리고 자기들은 똥구멍으로 허벌나게 많은 호박씨를 까기 시작한다.

수양대군도 정권을 잡고 나서 자기 죄를 가리기 위해
도덕주의를 내세우며 남녀문제를 칼같이 다루었다.

그러던 것이 중종 때(황진이는 중종 때 여자, 그래도 사대부들이 전면에 나서지 못한 중종 때까지는 그리 심하지 않았음. 그래서 황진이도 있었겠지)를 지나면서
사대부가 완전 득세하여 우리나라는 사대부체통 시대에 접어들고 우리의 똥구멍 호박씨 선비님들께서
입만 열면 남녀상열지사를 부르짖으며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멋진 용어까지 재창조해내신다.

그러나 원래 우리나라 선조들은 남녀문제에 그렇게 쩨쩨한 분들이 아니었다.

필사본 화랑세기라는 책을 보면 남녀문제가 포르노그라피처럼 화끈한 지금 읽어봐도 얼굴이 화끈 거릴 내용이 많이 나온다.

그 당시에 화랑도 사이에는 동성애도 공공연하게 행해졌다.

그런데 필사본 화랑세기에 요상한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고 해서 겉으로만 사대부 체통을 강하게 여기시는 우리 현대 역사가 어르신네들께서는
필사본 화랑세기를 일제가 조작한 내용이라 여겨
최근까지 정통 역사서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 남녀상열지사라고해서 조선시대 때 호박씨 선비님들이 다 없어버렸으나 간신히 몇 개 남아있는 고려가요나 속요들을 보면 고려시대도 성적으로 상당히 개방되어있음을 느낄 수 있다.

얼마 전 영화제목으로도 나왔던 고려속요 쌍화점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 내용을 현대어 풀이 해놓은 것을 보면 아래와 같다.

‘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
회회(몽고인) 아비 내 손목을 쥐었어요
이 소문이 가게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어쩌든 우리 조선시대 성리학자 사대부들이 추구했던 도덕적 이상주의 사회!

물론 처음에야 좋은 의도로 시작 되었겠지만 갈수록 편협함에 빠져 우리 사회를 성적으로나 사상적으로나 여러 가지 면에서 완전 닫힌 사회로 만들어 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겉으로만, 속으로는 호박씨들을 양산하는 사회로 만들면서)

그 좋은 예가 앞에 들은 임제가 술 한 잔 먹고 파직 당한 일이다.

그런데 요즈음도 가끔 인사청문회를 보면 그 대상자들이 맡은 직무에 대한 본질적인 것이 아닌 너무 지나친 도덕적 잣대를 대서 능력 있는 사람들을 도태시키는 것을 가끔 본다.

물론 사회 지도층이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덕성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하지만 도덕적 잣대라는 것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인데 너무 지나치게 억메여서는 정말 더 큰 것을 놓칠 수도 있다.

우리사회가 엄숙주의를 빼고 도덕적이면서도 풍류를 즐길 줄 아는 흥이 넘치는 사회로 만들어 갈 수는 없는 걸까?

도덕성과 풍류는 상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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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반디불choi 작성시간 18.09.24 언제나 좋은글 감사합니다
    노심초사한 지역에서 민초를
    위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추월님 올해 추석도
    풍요롭게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적을수록
    삶의 질을 높힐 것이고
    풍류라는 글자 보다는
    낭만 표현이 친근감이 듭니다 ^,#
    댓글 이모티콘
  • 작성자2002 겨울 작성시간 18.09.24 - "현대에 와서도 박정희, 전두환이 그랬지만 요상한 방법으로 정권을
    잡은 이들은 도둑놈 제발 저려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도덕이니 정의니 하는 것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사회정화를 제일 먼저 착수한다."-
    에서요
    박정희,전두환이 말구는 딴이는 더 없는건가요
  • 작성자한결같이요 작성시간 18.09.24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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