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 아름다운 삶의향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15.09.30
10월의 시 / 이재호
왜 그런지 모르지만
외로움을 느낀다.
가을비는 싫다.
새파랗게 달빛이라도 쏟아지면
나는 쓸쓸한 느낌인 것은 무엇 때문인가.
낙엽이 떨어진다.
무언가 잃어버린 것도 없이
불안하고 두려운 것은
또 무엇 때문이란 말인가.
잃어버린 것도 없이 허전하기만 한 것은
군밤이나 은행을 굽는 냄새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얼마나 가난한가.
나는 왜 살부빔이 그리운가.
사랑이란 말은
왜 나에게 따뜻하지 않은가.
바람이 분다.
춥다.
옷깃을 여민다.
내 등뒤에는 등을 돌리고 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울음처럼 들린다.
잃어버린 것이 너무 많다. 이미지 확대 -
작성자 은하수. 작성시간15.09.30 10월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오세영·시인, 1942-) 이미지 확대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 아름다운 삶의향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15.10.01 듣게 하소서/이해인
주여, 나로 하여금
이웃의 말과 행동을
잘 듣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내 하루의 작은 여정에서
내가 만나는 이의 말과 행동을
건성으로 들어 치우거나
귀찮아 하는 표정과 몸짓으로
가로막는 일이 없게 하소서
이웃을 잘 듣는 것이 곧 사랑하는 길임을
내가 성숙하는 길임을 알게 하소서
이기심의 포로가 되어
내가 듣고 싶은 말만 적당히 듣고
돌아서면 이내 잊어버리는 무심함에서
나를 구해주소서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못 들은 척 귀막아버리고
그러면서도 '시간이 없으니까'
'잘 몰랐으니까' 하며 핑게를 둘러대는 적당한
편리주의, 얄미운 합리주의를 견책하여 주소서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 아름다운 삶의향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15.10.01 주여, 나로 하여금 주어진 상황과 사건을
잘 듣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앉아야 할 자리에 앉고
서야 할 자리에 서고
울어야 할 때에 웃고
웃어야 할 때에 웃을 수 있는
민감하게 듣고 순응하는
삶의 지혜를 듣게 하소서
주여, 나로 하여금
자신을 잘 듣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나를 잘 듣는 사람만이
남을 잘 들을 수 있음을
당신을 잘 듣을 수 있음을
거듭 깨우치게 하소서
선한 것을 지향하는 마음의 소리를
잘 듣기 위해
침묵과 고독속에
자신을 조용히 숨길 줄도 알게 하소서
나는 두귀를 가졌지만
형편없는 귀머거리임을 몰랐습니다.
사람과 사물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말만 많이 했음을 용서하소서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 아름다운 삶의향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15.10.01 매일매일의 내 작은 여정에서
내 생애의 큰 여정에서
잘 듣고 잘 말하는 이가 되도록
밝고 큰 귀와 입을 갖고 싶습니다.
언제나 이웃을 위해
마음의 귀가 크게 열려 있는
성인들의 사랑을 본받고 싶습니다.
말소리만 커지는 현대의 소음과
언어의 공해 속에서도
얼굴을 찡그리지 않고
겸손히 듣고 또 듣는
들어서 지혜를 깨우치는
삶의 구도자 되게 하소서.
반가운님~
영원하리님
고운걸음 해 주셨군요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벌써 10월 첫날이네요
아름다운 계절 행복도
사랑도 풍성한 멋진날
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귀한시간 함께하여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고운밤 따듯하게 하시고
꽃잠 주무셔요
답글이 늦었습니다~~♡♡♡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 아름다운 삶의향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15.10.01 사랑도 나무처럼/이해인
사랑도 나무처럼
사계절을 타는 것일까
물오른 설레임이
연두빛 새싹으로
가슴에 돋아나는
희망의 봄이 있고
태양을 머리에 인 잎새들이
마음껏 쏟아내는 언어들로
누구나 초록의 시인이 되는
눈부신 여름이 있고
열매 하나 얻기 위해
모두를 버리는 아픔으로
눈물겹게 아름다운
충만의 가을이 있고
눈 속에 발을 묻고
홀로서서 침묵하며 기다리는
인고의 겨울이 있네
사랑도 나무처럼
그런 것일까
다른 이에겐 들키고 싶지 않은
그리움의 무게를
바람에 실어 보내며
오늘도 태연한 척 눈을 감는
나무여 사랑이여 이미지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