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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 내리는 밤에

작성자知音남성대|작성시간24.02.27|조회수199 목록 댓글 1

흰눈 내리는 밤에
知音남성대

흰눈 내리는 밤
잠결에 들려오는 청아한 멜로디에 나는 잠에서 깨어나
꿈인지 현실인지 꼬집어도 보았지만
그치지 않는 음원을 쫓아
방문을 열고 밖을 보니 마당엔 하얀 눈이 쌓여 있었고
청아한 멜로디는 새벽 하늘을 수 놓으며 그치지 않고 울려퍼지고 있었다
나는 황홀경에 도취되어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함박눈이 그치고 멜로디가 사라지니 쫓기는 듯 엄습해오는 불안감에
안절부절 못했지
누군가 나의 내면을 꿰뚫어 보고 있는 듯한 생각에 몸둘바를 몰랐었지
평소보다 늦게 출근을 하였으나 기이한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났고 혼돈 속에 거리를 헤매었지
그날 이후,
두통이 엄습해 왔고 직장마저 그만두었지
일기장을 모두 소각한 후,
청운동 어느 여인숙에서 수면제를 앞에 둔 채, 부모님 생각에 그만, 눈물만 하염없이 흘러내렸지
단 한 번의 결심 마저도 실행하지 못한 채,
이후에도 기이한 일들은 더욱 나를 당혹스럽게 했으나
삶의 무게 만큼이나 힘든 욕망의 언저리에서
끝끝내 내 마음은 이전이나 별반 다르지 않았어
이제와 생각하니 꿈만 같은데
흰눈 내리던 밤에
혼돈 속의 황홀한 순간은 가식과 불의와 죄에 물든 나의 내면을 조명하는 영혼의 등불이었음을......
청아한 멜로디도
내면을 질책하는 꾸짖음도
소리 없이 다가오는 사랑의 메시지도......
누구에게나 선택은 자유지만,
이 모든 것들이
필연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시련과 고난을 동반한 사랑이었음을......,
오직 성숙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었음을......, 나는 깨달았다.

**1976 년 12 월 어느날 새벽녘《청구동 자취방에서 겪은 일과 **1985년 12월 25일 성탄절 밤 《음11월 14일 생일 날 》기도 중, 겪은 일을 소재로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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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욱태. | 작성시간 24.02.27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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