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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린 ♡ 시인방

삼복유고

작성자채린1|작성시간23.08.02|조회수111 목록 댓글 0

여름의 한가운데서(삼복 유고) 채린 아흔 노파가 아침 6시면 밭에 출근하고 오후 6시면 어김없이 퇴근한다 검은 비닐 천막 그녀를 기다리는 검둥이 녀석 어느 날 외로울까 누렁둥이 새끼 한 마리 말뚝에 매였다 동물끼리 잘 있는 듯 새끼 누렁이가 잘도 큰다 이제 여름의 한가운데 복날이 지나 누렁이가 보이지 않는다 그 녀석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눈에 익힌 모습이 밟힌다 곧 가을이 올 것이고 더위도 쑥지고 이 여름의 유고도 묻어지고 귀뚜리 울겠지 4년 전 가슴에 묻은 찌루가 보고프다 조팝이 자라고 있는 그늘을 찾아 소세지 잘게 뜯어 뿌린다 외롭지 않게 벌레 친구라도 있으면 낫겠지 옹달샘 한 바가지 휙 들이킨다 목줄을 타고 넘어가는 소리가 청량하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사랑하기에 숨을 쉬고 생각을 하고 세상을 느끼리라 새벽 미명 하현달처럼 밝음보다 있는 그 자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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