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과 욕망
채린(綵璘)
무신 날
삭신이라도 쑤셔 내리면
드르륵드르륵 나의 삶을 간다
입구에 근심 한 움큼 쪼르르 들이밀면
가뿐하게 새김질을 한다
포르스름한 빛으로
줄줄이 타고 나오는 안개 같은 꿈들
어처구니는 연신 꿈틀거리며 신바람을 일으킨다
곱게 간 콩물처럼
부글부글 한소끔 끓어올라 간수를 치면
목청껏 끓어 넘친 욕망이 잠을 청한다
몽글몽글 멈추어 선 괴로운 편린들
모판에 꾹 찍어 누르면 가지런히 다시 앞에 선 일상의 생활
훨훨 자유의 나래 따라 피어올랐던 꿈들이
스르르 무너져 내린 것 같다
끈끈하게 매달아 오던 유교사상 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