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채린 ♡ 시인방

사월

작성자채린1|작성시간24.03.30|조회수70 목록 댓글 0

사월
채린(綵璘)

사월의
매서운 바람이 분다
불바람에 다 타버린 빈터의 처절함이
시린 어깨를 들썩이며
친구의 등 너머로 몰려든다
회색의 도시
아직도 겨울옷을 벗지 못한 군상들은
아직 목련꽃만 한

맑은 촛불 하나 밝히지 못한
우둔함 때문일까
신랑 맞이 못한 오아시스 나라
그 처녀들의 몽매함 때문일까
재래시장 한쪽 좌판에

냉이를 펼친 노파의 가녀린 어깨에
피어난 또 다른 냉이의 푸석함이

오는 봄을 아리게 한다


가지마다 안간힘에 재롱잔치가 열리고
하얗게 서리맞은 땅마다
붉은 햇살이 피어오르고
얌전히 베일에 가려졌던
달래가
냉이들이
희뿌연
가랑이를 드러내며

바람이 나는 계절이다

사진 제공- 죽전 작가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