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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린 ♡ 시인방

나의 봄

작성자채린1|작성시간24.04.16|조회수50 목록 댓글 0



나의 봄/채린

봄처녀를 기다리는 신랑은 기차가 되고
노란 산수유는 눈 맞춤 하느라 도리방도리방거리는데
'나물 캐러 가던 소녀 하나가 나비에게 반해서'
구시렁 거리는 노래가 겨울 잠바를 벗기는데
채 한 평도 못 가진 나는
알토란 같이 자꾸만 껍데기를 밀치며 토심만 키운다
여기도 불쑥
저기도 불쑥
끓는 죽 모양 풀썩거리는 봄
나의 봄이 뒤늦게 헐레벌떡 다가와서 말을 건넨다
두엄을 넣고 토닥토닥 詩를 뿌려 놓았느냐고
詩 종자를 쪼개 준비했느냐고
봄꽃을 틔울 물을 준비했느냐고
대꾸할 새도 없이 분탕거리다
누런 검불 사이로 뾰족 내미는 새싹이 영문(英文)을 몰라
접었다 폈다 한참을 읽는다
꿀벌은 겹눈과 더듬이로  봄의 거리를 제압하고
나는 영일만 水, 한 바가지로 풍토병 없는 나의 봄을 완성한다
지방선거 유세보다 화끈하게 호들갑을 떨다
언제 가는지도 모르게 꽁무니 칠
투표 후미의 모습 같은
얄미운 봄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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