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칠하기♡*
- 시 : 돌샘/이길옥 -
쉬운 일이면
애초에 시작하기를 포기했을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처음부터 덤벼들지 않았을 것이다.
붓 한 자루 덜렁 들고
이 산 저 산 싸다니며 색을 쓰는 일이
한 번도 같은 색을 쓰지 않는 일이
누워서 떡 먹는 일 같았다면
애당초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다.
어렵고 힘들기에 호기심이 발동했고
힘겹고 땀나는 일이라서 덤벼들었다.
붉은 물감 적신 붓 하나로
백두에서 한라까지
휙, 한 번 그어
오만가지 색을 내는 재미에 푹 빠져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어깻죽지에 경련이 일어도
산이란 산은 다 쫓아다니면서 색칠을 했다.
붓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