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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샘 ♡ 이길옥

배밀이

작성자돌샘/이길옥|작성시간22.11.23|조회수76 목록 댓글 0

<다음 이미지에서 가져옴>

    <배밀이> - 시 : 돌샘/이길옥 - 1. 노모의 억센 갈퀴손이 질퍽한 개펄을 더듬어 고막을 줍는다. 굽은 허리 땀 밴 치마끈으로 질끈 동여맨 뒤 왼발 뻘배에 꿇리고 오른발로 오리 발차기 하듯 팔십 평생을 밀어내며 뻘을 뒤져 꼬막을 찾고 있다. 2. 비 온 뒤 빗물 고인 재래시장 좁은 골목을 갯고랑이듯 배 한 척이 천천히 들어선다. 배에 실린 낡은 녹음기 입천장으로 벌써 고전이 된 유행가가 테이프에서 풀려나며 서럽게 서럽게 울다 목이 쉰다. 사공의 오체투지가 절단 난 무릎에 덧댄 타이어 밑에 깔리고 그 곁의 텅 빈 깡통에 빗물이 고여 있다. 3. 가뭄이 죽어 못사는 황톳길 푸석푸석한 먼지를 바람이 건들고 있다. 목마름으로 뒤척이는 갈증을 못 이긴 지렁이 한 마리 황톳길을 덮고 시시덕거리는 먼지에 온몸으로 고통을 일필휘지한다. 필생을 다 적지 못한 한을 S자로 비틀어 굽히면서 배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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