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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 ♡ 시인방

5월 문학제

작성자김별|작성시간23.05.14|조회수54 목록 댓글 2

5월 문학제 

/ 김별

 

꽃담 길 따라 담쟁이넝쿨이 가득한 

시화처럼 작고 근사한 도시의 공원.

 

5월이 깊도록 멈추어 있던 분수대의 

싱그러운 연주를 시작으로

문학제가 올랐다. 

 

흉흉하고 삭막한 시절이건만

어느 아름다운 소문이라도 있었을까

하나 둘 모여 든 발길들로

공원에는 장날처럼 가득한 사람들

 

산책길따라 시화들이 내걸리고

풍류각인 듯 마련된 무대에는

시인들의 시낭송이 이어지고

무희들의 노래와 춤사위가

지난 4월의 아픔마저 어루만져 주는데

 

나는 여기까지 이른 고단함 때문이었을까

넝쿨장미 좁은 길을 걸다

그만 향기에 취해 

벤치에 앉아 잠시

다리 쉼을 하는데

시화 속에서 여인이 걸어 나왔다

5월의 여왕이었다

 

나는 이 놀라운 사실이

꿈속의 일인지

무대 위 퍼포먼스의 연장인지를 

믿을 수 없어

무릎까지 꼬집어 보았지만

그녀가 살며시 내 손을 잡으며

당신을 아주 오래 기다리고 있었노라고

이제 내가 지켜주겠노라고

꽃 같은 품으로 살며시 안아 주었다

 

밤이 깊어가도록

여흥이 이어지고

문학제는 그대로 도시의 축제가 되었지만

나는 돌돌 말아두었던

시화를 슬그머니 버리고 말았다

그녀가 다시 시화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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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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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용인에김옥춘 | 작성시간 23.05.15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 답댓글 작성자김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5.16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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