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이유
/ 김별
계절을 알고 꽃이 피고
꽃만큼이나 눈부시고 어여쁜 신록이 싱그러움을 더하기에
슬픔없이도 행복할 수 있고
고단한 삶조차 아름다울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듯 꽃이 피고
꽃비가 날리고
비가 갠 날엔 무지개가 피고
다시 단풍이 들고
눈이 내리는 세상이 아름다운 것은
그래도 거짓없는 삶이
눈물겹게 아름답기 때문이 아니랍니다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설렘과 감동
온갖 아름다움과 진실까지
당신을 안 이후에야 새롭게 의미가
되었건만
아직 당신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한
먼 기다림은 절망하고 아파하고
외로움에 짐승처럼 울기도 하지만
설령 죽는 날까지
오히려 슬픔과 고통을 더하다
돌이켜 다시 태어난다 해도
다시 이대로만 살아야 할
존재의 이유가 되어버린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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