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 김별
아직은 이른 캄캄한 새벽
불깡통도 없어 스산하건만
부지런한 목수 김 씨
능숙하고 힘찬 솜씨로
대패질을 한다
투둑 투둑
대패날에 베어지는 검은 어둠의 조각들
이윽고 나무의 하얀 속살이 드러나듯
서서히 어둠이 벗겨지고 날이 밝았다
그때서야
김을 뿜어대던 이마에 땀을 닦아내며
탁배기 한 사발로 하회탈 같이 웃는 김 씨
그 웃음소리에
울 밑에 잠자던 나팔꽃이 깨어나
기상나팔을 불어 주었고
이윽고
꽃잠 자던 신혼도
유치원에 가야 할 개구쟁이도
남북 정상도
잠에서 깨어나
역사적인 하루를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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