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 청춘
/ 김별
청바지가 너무 잘 어울려요
기타 치는 모습은 근사하고요
팔굽혀펴기 서른 번은 거뜬하고
쵸코렛 복근은 압권이지요
마음만 청춘이면 곤란하지요
몸도 이팔청춘 부럽지 않아요.
일보다 돈보다 그깟 명예보다
즐겁게 노는 게 더 중요하지요.
오! 베이비 허리를 꽉 잡아요
신나게 해안도로를 달릴 겁니다.
점심은 선창가에서 물회를 먹고
저녁에는 근사한 쌍쌍파티를 해요.
밤은 뜨거울수록 황홀하고
사랑은 넘칠수록 아름답지요
백 년을 산다 한들 즐기지 못하면
하루살이보다 무엇이 낫다 할까요.
다시 백 년을 산다 해도 절대로
오만 근심 걱정은 하지 않아요.
거북이처럼 오래 살고 싶지는 않지만
나비를 꿈꾸는 굼벵이도 아니예요
나에게 주어진 날이
단 하루 남았다면
바이크에 당신을 태우고
추억의 해변길을 달릴 거예요
이승에서 저승으로 손 흔들며
바라바라바라방 안녕해야 하니까요
그전에 할 일은 꽃을 선물하고
황홀하고 달콤한 입맞춤
순간에서 영원까지
영원에서 순간까지
더 이상 꿈꾸지 않아도
아무것도 기약하지 않아도
모두가 사랑스럽고 축복이지요
같이하는 순간이 행복합니다.
아름다운 생에 끝은 없어요
새로운 시작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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