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대
/ 김별
백 년 만에 피는 꽃이 있다 하고
천 년 만에 피는 꽃도 있다 합니다
눈 속에 피는 꽃이 있고
불 속에서 피워내는 꽃도 있지만
단 한 번도 꽃을 피워보지 못한
못나고 부족하고 욕되고 허튼 삶을
무엇으로 살았다 할까만
용케도 살아남아
세상의 진창에서
한줄기
꽃대를 피워 올렸습니다.
그렇지만 이조차 그대를 위한
자리
한 생을 두고 소용돌이치는
불면의 밤과 격정으로
빛과 향기를 완성한 이여
기꺼이 꽃대에
앉아 주시겠습니까
꽃의 대관식
왕관의 무게를 감당해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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