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한 장의 무게
/ 김별
행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삶이 조금이라도 여유롭고
편안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것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버릴 일이다
보지 않는 책을 정리하여 버리듯이 아깝다는 생각
어리석은 욕심을 버릴 일이다
감출 것도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는
혹은 보태거나 덜어낼 필요도 없는
단순하고 담백한 생활을 유지할 일이다
방만하고 속물적 삶은 사람을
실속 없는 위선과 허세로 가득 차게 하고
어느 순간 결국 늦은 후회와
가슴에 구멍을 만들 뿐이다
어수선한 방을 청소하듯이
번잡한 생각을 정리하면
맑은 평상심을 되찾을 것이고
소박하기에 소중한 것
평범하지만 변함없는 것이기에 진정 감동적인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여유롭고 넉넉한 마음이면 충분하다
좋은 생각만으로도
불행을 이겨낼 수 있듯
아무리 어렵고 힘들다 해도
사랑은
따듯한 말 한 마디
꼬옥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능히 지켜낼 수 있다
발 등에 떨어진 낙엽 한 장의 무게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무겁더라도
고개 들어 바라본
철새들의 비행 연습
그대의 따듯한 미소로
이 가을이 문득 아름답듯
절대로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을
소중히 간직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이미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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