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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별 ♡ 시인방

가을 여자 2

작성자김별|작성시간23.10.19|조회수72 목록 댓글 1

가을 여자 2 / 김별

 

꽃으로 피었던 날을 잃고

아파했었던 날이 있었지만

고운 물이 든 실루엣마저 퇴색되어

빈 언덕에 나목으로 선 여자

 

바람에 흩날리는 머풀러

향기롭던 볼은 차고 

이마는 뜨겁지만

장밋빛 입술의 여자

 

찬비 뿌린 가로수 길을 걷다

창이 넓은 카페에 석고처럼 앉아

노을에 젖는데

 

어둠에 기댄 등 뒤에서는 

내림나장조의 건반 음이 흐르고

젖은 선율을 타고 저문 호수에서 날아오르는 후조

 

그 모습이 낮달처럼 파리하고

저녁 강변에 해오라기처럼 가여워

눈물이 날만큼 슬프고 아름다운데

 

첫눈을 기다리는 소녀처럼

혼자만의 비밀을 꿈꾸는 듯 

부서지는 머리칼로 

다시 바람 속에 서서

 

몇 번이고 덧칠 한 가을 화폭 속 

낙엽비를 맞으며

오지 않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진한 코트의 가을 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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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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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淸草배창호 작성시간 23.11.04 애잔한 감성에 묻혀있는
    그리움!
    가을 여자"
    잘 감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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